개인 1조8752억 팔며 외인과 배치

인버스ETF 1주일새 1372억 담아

밸류 매력있지만 실적가시성 불투명

외국인 투자자가 10개월 만에 코스피 순매수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코스피가 2600선으로 올라서자 개인은 하락을 예상하며 인버스 상품에 일주일 새 1300억원을 베팅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코스피를 1조8752억원 팔아치웠다. 지난달 6조9446억원 순매수세에서 팔자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를 1조6066억원 사들이며 10개월 만에 순유입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달 2.75% 상승세다. 지난달 9일 2300선이 무너지며 2293.70으로 마감한 뒤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이 90일 동안 관세를 낮추는 합의를 하며 코스피는 단숨에 26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다음날부터 4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지난 14일 코스피를 하루새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한 달만에 일일 청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SK하이닉스(-1조3769억원)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3478억원), HD현대일렉트릭(-1837억원) 순이다. 삼성전자(3215억원)를 비롯한 이차전지 종목 LG에너지솔루션(3029억원), LG화학(1813억원)은 순매수 상위를 기록했다.

개인들은 코스피가 2600대로 올라서자 하락에 대거 베팅하고 있다. 일주일 새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인 ‘KODEX 200선물 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를 1372억원 사들였다. 동시에 코스피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1828억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코스피 대표 200종목에 투자하는 ‘KODEX 200’(-450억원)이 뒤를 이었다.

미국이 주변국과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V자’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관세 충격 여파로 저성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3월부터 OECD 미국 경기선행지수 둔화가 진행 중이다. 중국과 유로존의 금리인하 및 경기부양대책 등은 G20 경기선행지수에 긍정적이만 관세 영향을 고려할 때 여전히 둔화 우려는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코스피200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5% 상승한 65조9000억원, 지배주주 순이익은 35.9% 오른 53조6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최대이익 경신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전력, 조선, 기계 등 업종에서 호실적을 거두면서다. 이에 코스피의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4월 수출물가지수가 둔화에 따른 실적 가시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은 트럼프 관세 충격으로 급락했으나, 이후에 관세 유예기간이 진행되면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라면서 “그러나 ‘탑다운’(Top-down), ‘바텀업 모멘텀’(Bottom-up momentum) 약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상승 추세 복귀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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