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도서관이 약 80년 전 단돈 27달러에 들여온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대헌장) ‘가품’이 사실은 725년 전 영국 왕이 서명한 ‘진품’으로 밝혀졌다. [하버드 로스쿨]](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7/news-p.v1.20250516.1bda1eaab002441f9a7a604d1bd67725_P1.jpg)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80년 전에 하버드대 로스쿨이 27달러(약 3만원)에 산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대헌장) 가품이 진품으로 밝혀졌다. 근대 민주주의 헌법의 토대인 해당 헌장은 2007년 뉴욕의 한 경매에서 2100만달러(약 290억원)에 팔린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년간의 연구 끝에 하버드대 로스쿨 소장본이 1300년 영국 에드워드 왕이 서명한 진품 마그나카르타 7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사실은 영국 교수들이 우연히 해당 헌장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데이비드 카펜터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교수, 니컬러스 빈센트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하버드대 도서관 홈페이지의 소장품 도록에서 발견한 소장품 ‘HLS MS 172’의 디지털 사진을 보고 진품 가능성을 알아봤다.
도록에서는 이 소장품을 사본으로 설명했다. “(마그나카르타의) 1327년 사본. 다소 번지고 습기로 얼룩”이라는 식이다.
카펜터 교수는 디지털 사진을 처음 봤을 때를 회상하며 “‘세상에나, 이건 에드워드 1세가 확인한 원본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 물론 겉모습에 속을 수도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소장품 보존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지만 두 연구자도 정밀 분석을 통행 진품임을 증명했다. 문건 내용과 더불어 자외선 촬영, 분광 이미징 등의 기법을 활용했다고 전해졌다.
분석 결과 하버드대 소장본은 1300년의 다른 진본과 동일한 크기에 동일한 내용, 어휘와 어순이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서명 첫 글자인 E뿐 아니라 D까지 대문자로 쓰는 에드워드 왕의 독특한 서명 방식도 다른 진본과 일치했다.
마그나카르타 1300년 판본이 하나 더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마그나카르타는 왕도 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역사적인 문서로, 근대 민주주의 헌법의 토대가 됐다.
이번에 발견된 판본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다양한 가문에서 소장하다가 1945년 ‘메이너드 가문’의 한 후손이 소더비 경매를 통해 런던의 한 서점 운영사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버드대 로스쿨은 정확하게 해당 판본을 사게 된 계기를 밝히진 않았지만, 27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교수는 “숫자로 거론하기는 조심스럽지만 1297년 마그나카르타는 2007년 뉴욕의 한 경매에서 2100만 달러에 팔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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