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S&P에 이어 무디스도 美 신용등급 강등

“정부부채, 이자지급 현저히 높은 수준”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부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미국의 신용등급은 글로벌 3대 평가사 기준 모두 강등됐다.

무디스는 이날 발표한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정부 부채 비율과 이자지급 비율이 지난 10여년 간 유사한 등급의 국가들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반영했다”라고 강등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디스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언급하면서 등급전망은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관세 인상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 성장세가 의미 있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또한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지위는 국가에 상당한 신용 지원을 제공한다”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앞서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 1년 6개월만에 실제 그렇게 됐다.

이미 등급 하향 가능성이 알려진 상태였기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정부는 국가채무를 줄이는 재정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통해 국가 채무를 해소한다’는 구상도 더 힘을 얻을지 주목된다.

그간 무디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해왔다.

피치는 지난 2023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그보다 먼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1년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