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고객 데이터 도난, 해커 280억원 요구

파월 의장, 장기금리 상승 경고도

기관 자급 유입세 기반 상승 전망

JP모건 “비트코인, 금 앞지를 것”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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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16일 오전 10만3000달러 약보합세를 나타낸 가운데, 주요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하락세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해킹당한 사실이 드러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7시30분 기준 0.24% 오른 10만3737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1.90% 하락한 2553달러, 리플(XRP)은 4.91% 감소한 2.43달러, 솔라나는 3.88% 하락한 169.79달러, 카르다노(ADA)는 3.95% 감소한 0.7681달러를 나타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0.92% 줄어든 3조3100억달러로 집계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날 미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사 시스템이 해킹당해 고객 데이터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해커가 지난 11일 고객 계정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알려왔다며 빼내 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해커들이 회사에 2000만 달러(약 280억원)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해킹당한 정보는 고객 이름, 우편 및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이용자의 사회보장번호(SNS) 마지막 네 자리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내부 문서를 포함한 일부 회사 데이터도 도난당했다며 해커들이 요구한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해커가 업무를 위해 우리 내부 시스템에 접근 권한이 있던 미국 외 지역의 여러 계약업체 직원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직원을 매수해 이 정보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원 직원들은 더 이상 고용돼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해킹으로 인한 복구 및 고객 보상과 관련된 비용으로 약 1억 8000만 달러(2517억원)에서 4억 달러(5594억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발생했다. S&P500 지수를 운영하는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코인베이스가 오는 19일부터 S&P500지수에 편입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주요 가상자산의 약세 흐름 배경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장기금리 상승 경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실질 금리 상승 현상을 지적하며 “향후 인플레이션이 두 위기(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사이의 기간이었던 2010년대보다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더 빈번하고 잠재적으로 더 지속되는 공급 충격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을 수 있다”며 “이는 경제와 중앙은행들 모두에 어려운 과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20년 팬데믹 위기까지 대체로 연준 목표치인 2% 아래로 유지됐다. 파월 의장은 공급 충격이 발생한 팬데믹 이후 경제 환경이 질적으로 변화하면서 고물가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낙관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지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 JP모건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트래티지(Strategy)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집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금을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ETF 시장은 올 들어 이미 4000억 달러 이상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연말까지 1조 달러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