뺵다방, 가격 인상으로 ‘점주 달래기’

본사 점포 60%는 빽다방…매출 40%

“점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제시해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언론 앞에서 입장 표명 및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첫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언론 앞에서 입장 표명 및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더본코리아의 연이은 논란이 빽다방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본사는 주요 매출처인 빽다방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지만, 오히려 소비자 반감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이 오는 22일부터 아메리카노(핫) 등 음료 제품 21종과 디저트 및 MD메뉴 7종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노(핫)는 기존 1500원에서 13.3%(200원) 올린 1700원에 판매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빅사이즈만 3300원으로 10%(300원)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더본코리아가 가맹점주들과 소통을 거쳐 결정한 내용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이달부터 각 브랜드별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점포 거래시장에서 빽다방 점포 매물이 늘고있지만, 거래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논란의 여파로 매출이 하락하고, 권리금도 떨어졌다는 전언이다.

대외 요인도 가격 인상을 자극했다. 카페업계는 최근 국제 원두 시세의 급등과 고환율 지속, 각종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각종 비용이 오르고 있지만 점주들만 고려한 가격 인상 카드는 오히려 소비자 반감을 살 수 있다”며 “특히나 각종 논란에 휩싸인 빽다방은 더 조심스럽게 가격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 수는 약 3000개로 추산된다. 이 중 빽다방 점포 수는 1837개로 약 61%를 차지한다. 더본코리아 내에서 빽다방의 매출 비중은 약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용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팀장은 “더본코리아 입장에서 빽다방의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해당 사업이 침체하면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본사 입장에서는 각종 논란의 여파에서 벗어날 때까지 점주들을 달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가커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빽다방의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최근 가맹점이 3500개를 넘어섰으며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기준 2772개로 집계됐다. 연평균 점포당 매출액은 2023년 기준 메가MGC커피 3억6262만원, 빽다방 3억1908만원, 컴포즈커피 2억3501만원 순이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 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달부터는 빽다방을 비롯해 전국 가맹점에 대한 로열티를 3개월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이달 말에는 멤버십을 활용해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 선호도가 높은 주요 메뉴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오프라인 할인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백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점주님들의 상황을 빨리 타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1순위 과제”라며 “실제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장의 금액적인 지원보다는 향후 고객들이 한 명이라도 더 매장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는게 맞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매장 모습. 정석준 기자
서울 종로구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매장 모습. 정석준 기자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