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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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플라스틱 제품 속 화학 물질이 커피처럼 신체 리듬을 방해해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진은 학술지 ‘국제 환경’에 플라스틱 속 화학물질이 세포 신호 전달 체계에 교란을 일으켜 인체의 수면 등 생체 리듬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시험관에서 인체 세포를 배양하고 의료용 폴리염화비닐(PVC) 튜브와 폴리우레탄(PU) 물주머니에서 화학물질을 추출해 실험을 진행했다. PVC와 PU는 옷, 장난감, 식품 포장재, 가구 등 생활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원료다.

이 화학물질의 작용 방식은 카페인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은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를 차단해 인체를 각성 상태로 만드는데 플라스틱 화학물질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인체가 깨어 있도록 만든다고 한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하루가 시작됐다는 것을 몸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체내 생리 반응이 지연될 수 있다.

아울러 연구진은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카페인보다 강도는 낮지만 작용 속도는 훨씬 빠르기 때문에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을 즉각적으로 교란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는 수면 장애는 물론 당뇨, 면역계 이상,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저자인 마틴 바그너 박사는 “생체리듬이 15분~17분 정도 늦춰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생체 리듬은 매우 정밀하게 조절되는 체계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정밀 분석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