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종합기술원 전경 [한국콜마 제공]
한국콜마종합기술원 전경 [한국콜마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콜마그룹 지주사를 이끌고 있는 창업주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계열사 쇄신에 나선다. 실적 부진과 주가 폭락이 겹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가 대상이다.

주가가 7만원대에서 1만원대로 폭락하자 소액주주 반발이 쇄도했고, 이에 최대주주이자 지주사인 콜마홀딩스가 직접 경영에 관여하기로 결정한 것.

창업주 장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반발하고 있지만, 지분 격차가 커 분쟁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명분 상으로도 윤 대표 측이 불리하다는 평가다.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을 최대주주인 지주사가 방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콜마그룹은 현재 창업주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의 장남인 윤 부회장이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를, 장녀인 윤 대표가 건기식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이끌고 있다.

K뷰티를 선도하며 고공행진 중인 콜마그룹에서 콜마비앤에이치는 ‘아픈 손가락’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콜마가 공동출자한 선바이오텍이 한국푸디팜과 합병해 탄생한 기업으로,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스팩 상장했다.

건기식 사업이 핵심으로, 세계적으로 건기식 열풍이 일면서 콜마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성장성에 크게 주목받는 기업이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다. 2020년 1092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매년 급감을 거듭, 작년엔 246억원으로 4분의1토막 수준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000억원대로 회복했지만, 정작 영업이익에선 파격적 반전이 없다면 회복이 힘든 수준으로까지 급락한 셈이다.

건기식 열풍이 일고 있는 와중에 실적이 부진한 건 더 뼈아픈 현실이다. 비교기업으로 꼽히는 코스맥스엔비티나 노바렉스 등이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콜마비앤에이치가 주춤하는 사이 경쟁업체들이 시장을 확대하는 형국이다.

주가도 고스란히 이를 반영하고 있다. 2020년 8월 7만2900원이었던 주가는 작년 말엔 1만1030원으로 사상 최저가까지 떨어졌다.

실적 및 주가 부진에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을 개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하는 등 쇄신에 나설 방침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최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비앤에이치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가 폭락으로 소액주주 불만이 쇄도하면서 경영 쇄신 차원에서 이사회 개편 임시주총 개최를 콜마비앤에이치에 요청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법적 소송으로 비화됐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주사의 요청에 반발하고 있다.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에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현 대표이사 및 이사회를 변경하는 건 시기상조란 주장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창업주 장남·장녀의 분쟁 형태이지만, 지분을 보면 사실상 분쟁 자체가 불가능한 수순이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최대주주는 콜마홀딩스(44.63%)다. 윤 대표는 4월 말 3차례에 걸쳐 추가로 지분을 장내 매수해 현재 7.78%를 보유 중이다. 그 외엔 주요 주주가 없는, 지주사인 콜마홀딩스의 지배력이 확고한 계열사다.

콜마홀딩스는 장남인 윤 부회장이 지분 31.75%를 갖고 있으며, 윤 대표는 7.6%에 그친다. 특별관계자 지분도 미비해 윤 부회장 지분이 압도적이다. 즉,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를,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콜마홀딩스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콜마비앤에이치의 전면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분 상으로도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개편은 시간문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의 특성 상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자주 일어나지만, 콜마그룹은 분쟁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라며 “남매 간 분쟁이라기보단 장녀 측의 반발로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