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산업, 폐기물 자원화 산업 전환”

배재근 교수 “내년 실용화 플랜트 가동”

제주 신화월드에서 자원순화, 폐기물 재활용 관련 국제학회 ‘3RINCs 2025’가 지난 11일 개막돼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시멘트산업의 자원순환 관련 주제가 발표되고 있다. [시멘트협회 제공]
제주 신화월드에서 자원순화, 폐기물 재활용 관련 국제학회 ‘3RINCs 2025’가 지난 11일 개막돼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시멘트산업의 자원순환 관련 주제가 발표되고 있다. [시멘트협회 제공]

시멘트업계가 폐기물의 자원화 산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시멘트 생산 때 전통적 원료인 석회석과 연료(유연탄) 부문에서 탄소배출량이 많아 이의 감축이 지상 과제가 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원료는 제철·화력발전 부산물인 석탄재, 고로슬래그, 플라이애시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연료 또한 폐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이를 통해 생활폐기물 처리문제 해결은 물론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폐비닐 연소 과정에서 휘발성염화물과 알칼리 성분이 발생, 시멘트 소성로 내부에 축적돼 시멘트품질 저하와 설비 부식 등의 부작용도 나타난다.

이 문제를 해결할 공정이 개발돼 내년부터 실용화가 추진된다. 지난 12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열린 ‘3RINCs 2025’에서 배재근 서울과기대 교수(환경공학)는 ‘시멘트산업에서 대체연료를 활용한 염소 바이패스분진(CBPD) 재활용 전략’을 발표했다.

배 교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때 염화물이 발생하는데, 이를 염소바이패스 설비로 처라하고 있다. 그러나 클링커(포장 전 시멘트 반제품) 생산량의 2% 정도인 염소분진은 중금속 함유 문제로 인해 매립되고 있다”며 “염화칼륨(KCl) 회수, 중금속 제거, 탄산염 무기화, 시멘트 원료 재활용 등의 공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염소도 자원인데, 바이패스분진을 물로 씻어내면 물에 녹아 나온다. 이를 정제하면 염화칼륨이 생산돼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과 같은 수준의 품질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염화칼륨은 비료나 화학제품 생산 때 다양한 수요가 있다. 염소분진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돼 왔는데, 이제 매립하지 않고 물로 씻어내고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며 “염소를 씻어낸 폐수 속에서 염화칼륨 수거하는 연구가 시작돼 내년 실용화 플랜트가 가동된다. 5∼10년 안에 염화칼륨 회수와 제품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염소 바이패스분진에는 온실가스와 결합할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를 탄산화 반응에 활용하면 시멘트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인 탄산염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원료와 연료의 대체 외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힘든 시멘트산업에서 탄소배출량의 추가 감축이 가능하게 된다.

배 교수는 “클링커의 주성분인 칼슘, 실리카와 같은 염소 바이패스분진의 주요 성분으로 대체해 시멘트 제조 때 필요한 자원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들의 비용절감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했다.

3RINCs는 한국 호주 일본 중국 등 20여개국의 폐기물, 자원순환 분야 전문가 500여명이 참여하는 국제학회다.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회장 김석완)가 10년만에 개최했다.

제주=조문술 선임기자


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