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PEF→SPC 변경, 리캡 목적
FI·SI 관심 속 매각 절차 지속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에 주가 내림세
![[HPSP 공식 홈페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2d50d99368a94457ad720089ef7d250f_P1.png)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가 포트폴리오 기업 HPSP 매각 장기전에 대비한다. 사모펀드(PEF)로 직접 소유하던 지분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겨 자금 조달 창구를 만들면서 전량 매각(Full Exit) 이전에 중간회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프레스토 6호’ 펀드를 통해 소유하던 HPSP 지분 39.4%를 ‘히트2025홀딩스’ SPC로 현물출자했다. 투자 자산을 보유하는 비히클을 교체하면서 자본재조정(리캡)이 예상되고 있다. HPSP 지분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기자본 투자 비중을 낮추고 출자자(LP)에 투자금을 분배해 수익률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HPSP의 완전 매각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크레센도는 지난해 말 UB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HPSP 엑시트를 준비했다. 연초 예비입찰을 거치며 주요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로 추렸다.
그러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며 HPSP가 영위하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잠재 매수자 역시 투자를 결정하기에 리스크가 따르는 상황이다.
매각가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는 HPSP 주가도 내림세다. 크레센도가 매각을 타진할 초기에 코스닥에서 2조7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1조9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주가는 1년 사이 최저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처분하기에 비우호적인 환경인만큼 크레센도 역시 우량한 포트폴리오 기업 정리에 서두를 유인이 낮아졌다. HPSP 투자를 단행한 프레스토 6호 펀드의 만기까지도 2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크레센도는 2017년 HPSP를 300억원 미만에 사들였다. HPSP의 전신은 풍산 자회사인 풍산마이크로텍의 장비사업팀이다. 이후 2022년 코스닥에 상장시켰으며 당시 밸류는 4900억원대였다.
HPSP는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를 제조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한다. 열처리 장비 부문에서 글로벌 1위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를 기반으로 기술 장벽을 쌓아둔 상태다.
지난해 별도 매출액은 1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 증가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 감소한 939억원을 나타냈다. 주요 고객사의 자본적지출(CAPEX) 투자 축소와 신사옥과 연구개발 시설 확충에 따른 비용이 커지면서 영업실적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커진 만큼 글로벌 고객 기반 확장과 함께 신사업인 고압산화공정(HPO) 상용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크레센도 측은 “HPSP에 관심 있는 매수자에게 충분한 검토 시간을 제공해 가격 등 적정한 거래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성공적으로 회수를 완료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