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보여준 막장 드라마가 선택에 영향”

“이재명에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 전하고자 한다”

“이준석에 매우 죄송…세대교체 이룰 거라 믿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첫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첫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가 12일 “이재명 캠프에 조인(Join)한다”고 밝혔다. 이 전 교수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이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오늘 제가 어느 캠프에 가는지에 대한 기사들이 났고 기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며 “홍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고 후에 이준석 대표와 단일화를 해서 자유주의 정부를 만드는 건곤일척을 해보자는 꿈이 4월 29일 좌절됐다”고 적었다.

이 전 교수는 “홍준표는 6공화국을 닫는 사람, 이준석은 7공화국을 여는 지도자로 세대교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정책대결, 구세대의 기득권과 청년 세대의 꿈으로 대비하는 싸움을 하면 매우 어렵겠지만 탄핵과 계엄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꿈꿨다”며 “경선의 과정은 제게 국민의힘이 어떤 조직인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제가 자유계약(FA) 선수가 됐다고 생각했는지 이재명, 이준석 대표 측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왔다”며 “당연히 이준석 대표를 도와 청년들이 헬조선 이야기를 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데 같이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의외로 이재명 캠프가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통합과 정통 경제 원칙에 입각한 경제 운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설득을 계속해 왔고, 제가 주장했던 규제 개혁과 성장 복원에 기여할 공간이 있다는 말씀을 해왔고, 저를 아끼는 분 중에 호랑이 굴에 가서 문재인 2를 막는 일을 하라는 조언을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며 “국민의힘이 보여준 막장 드라마가 선택에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 페이스북 사진 캡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 페이스북 사진 캡처

이 전 교수는 “제가 김문수 후보에 힘을 보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부정선거 음모론”이라며 “이런 반지성 지도자를 수용할 수도 없고 경선과정이 공정한 게임이 아니었기에 그의 정통성도 수용하기 어렵다. 그의 노동운동적인 경제관도 그러하다”고 했다.

그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상처뿐인 상태로 버려지더라도 경제적 자유를 위한 마지막 외침을 해보고 사회적 기여를 끝내고자 한다”며 “이재명 캠프에 조인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준석 후보에게는 매우 죄송하다”며 “꼭 언제가 되든 세대교체를 통한 건전한 한국의 꿈을 이루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는 “주류 경제학적 이야기를 이재명 후보에게 전하고자 한다”며 “실패하고 용도 폐기될 가능성도 각오하고 있다. 제가 믿는 바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그만두고 은퇴자의 삶을 살고자 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