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프리미엄 채우고 주가 91%↑
외형 감소 불구 비용 효율에 순이익 흑자전환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속도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남양유업 주가가 최대주주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인수 가격에 도달해 주목된다. 한앤코의 경영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 1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기업가치를 짓눌렀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한 동시에 경영 실적도 개선하며 시장 재평가에 성공한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직전 영업일 장중 8만3800원을 터치하며 1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최저가가 4만6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률은 80%에 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앤코의 남양유업 지분 인수가를 뛰어 넘어 눈길을 끈다. 한앤코는 홍원식 전 회장 측이 소유하던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진행된 액면분할 비율을 감안하면 1주당 매입가는 8만2000원이다. 계약 체결 당시 시가 대비 87%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당초 경영권 양수도 계약은 2021년 5월 체결됐으나 홍 전 회장 변심으로 법정공방 끝에 지난해 1월 거래가 종결됐다. 최초 계약 체결일과 비교하면 남양유업 주가 상승률은 91%에 육박한다. 최대주주 변경 시점 대비 주가 상승률은 48%다. 한앤코는 바이아웃 완료 직후 경영진을 정비하며 과거 10년 가까이 오너리스크로 훼손됐던 브랜드 이미지 재건에 속도를 올렸다.
덕분에 1년 4개월 만에 투자 시점 책정한 기업가치를 달성했다. 한앤코는 식음료 포트폴리오 가운데 웅진식품을 통해 기업가치 개선 후 기록적인 회수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남양유업 역시 10년간 하락세였던 주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투자 성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지난해 4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킨 점이 핵심 성과다. 남양유업은 2023년 연결 681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약 3억원의 순이익으로 손실폭을 대폭 줄였다. 핵심 제품인 우유와 분유 등의 매출은 소비층 감소와 대체 제품 증가로 인해 전반적인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작년 연결 매출액은 9528억원 전년 대비 약 4.4% 감소했다. 그러나 수익성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해 원가, 비용의 효율화 노력이 경영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영업적자폭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점도 시장 재평가로 이어졌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인수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600억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 소식을 알렸다. 기존 보유하던 자사주를 포함해 630억원 규모 자사수 소각까지 마치며 주주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효과를 극대화 했다. 지난해 하반기 주식 액면가를 10 분의 1로 낮춰 유통 주식을 늘리고 투자자 대상 주식 접근성도 높였다.
배당 정책은 당장 공격적으로 전환하지 않고 연간 10억원 미만을 유지하던 기존 수준을 고수했다. 유제품 소비 감소에 따라 매출과 이익 증가에 한계가 있어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사업 기반이 탄탄해질 때까지는 현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다. 연간 6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정책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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