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수의계약 전망 개포주공6·7단지

대치 통학차량 제공 및 지하철역 무빙워크 제안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7단지 모습.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7단지 모습.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아파트의 핵심 입지조건으로 꼽히는 교육 환경을 공략한 조건을 내거는 양상이다. 최근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이라 불리는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수주를 위해 개포동 최초로 ‘대치동 통학버스’를 제공하겠다고 조합에 제안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에 설계안과 혜택 등이 담긴 책자를 배포했다. 단지명을 ‘디에이치 르베르’(THE H LE VERT)로 제안한 현대건설은 해당 책자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최초이자 개포 정비사업지 최초로 대치동 학원가로 이동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승합차를 5대 제공하고, 학원 통학차량을 위한 드롭오프존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책자에는 통학차량 운행 경로 예시도 제시됐는데 단지 내 드롭오프존에서 출발해 개포동역(경기여고)→대치동 학원가→도곡역(숙명여고)→중대부고→단대부고→대치동 학원가→드롭오프존 등을 순환하는 식이다.

현대건설이 최근 개포주공6·7단지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책자 내용. [독자 제공]
현대건설이 최근 개포주공6·7단지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책자 내용. [독자 제공]

이는 서울 대표 학군지인 대치동과 인접하고 있는 개포동의 입지적 특성과 높은 교육열을 고려한 제안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교육 환경이 단지 가치를 높이는 중요 요소가 된 만큼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해 개포동 내 대장주로 만들겠단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책자에서 통학버스를 ‘대치동 하이패스 프리미엄’이라고 언급하며 “자녀가 시간 낭비 없이 학업에 집중하는 교육 프리미엄 단지로 가장 높은 시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개포주공6·7단지 조합 관계자는 “개포동이 교육에 특화돼 있는 동네이다보니 현대건설에서 그러한 새로운 제안을 해왔는데 현실적으로 운영 가능할지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교육 환경과 관련한 시공사들의 제안은 사업장에 따라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시공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4구역’ 재개발의 경우,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상업시설에 대치동 학원가에서 인지도 높은 아이가르텐·청담어학원·MCC에듀케이션 등을 유치해 교육타운으로 특화하겠다는 조건을 앞세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수주전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개포주공6·7단지는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 전환을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수의계약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이달 말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포동 일대 11만6682㎡ 면적에 지하 5층~지상 35층, 2698가구를 조성하는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은 예상 공사비만 1조5319억원에 달한다. 개포동 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등 시공경험이 있는 현대건설은 개포주공6·7단지에는 대치동 통학차량 외에도 개포 최초로 지하철역과 단지를 잇는 무빙워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