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회원권 업종 폐업 급증

할인 미끼 선결제 ‘먹튀’ 피해도↑

할부항변권, 잔여금액 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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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강모씨(33) 씨는 집 근처 필라테스 1:1 회원권을 끊었다. 카드는 1회에 8만원이지만 현금으로 하면 5만원에 해준다는 150만원을 이체했다. 문제는 잦은 야근으로 휴강을 신청한 사이 벌어졌다. 필라테스가 돌연 폐업하면서 남은 수업료를 돌려받지 못한 것. 수소문 끝에 담당 강사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하니 “자신도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원장에게 직접 말하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최근 2년간 헬스클럽과 피부관리실 등 회원권 기반 업종의 폐업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금 결제 시 할인을 미끼로 장기 이용권 구매를 유도한 뒤 폐업해버리는 이른바 ‘먹튀(먹고 튀기)’ 피해 사례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활용해 ‘할부 항변권’을 행사할 것을 조언했다.

27일 BC카드에 의뢰해 최근 3개년 350만여 가맹점을 분석한 결과, 헬스클럽(필라테스 포함)과 피부관리실 업종 모두 전체 폐업 가맹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전체 폐업 가맹점 중 헬스클럽이 차지한 비중은 1%(0.93%)를 밑돌았지만 ▷2023년(1.10%) ▷2024년(1.3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피부관리실의 비중도 1.22%에서 1.68%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들어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비중 증감폭을 살펴보면, 헬스클럽의 경우 2022년 대비 2023년에는 0.18%포인트 늘었으나 지난해 0.23%포인트로 증가 폭이 더 커졌다.

피부관리실 역시 2023년에는 전년 대비 0.07%포인트 상승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0.39%포인트까지 오르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연도별 폐업 증감률도 급격히 올라섰다. 2022년을 기준(100)으로 삼았을 때, 2023년 헬스클럽의 폐업 지수는 183.2로 집계됐으며 2024년에도 170.6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피부관리실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62.8, 163.7로 조사됐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로 회원 수가 줄고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 커지면서 폐업 리스크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폐업 점포가 쏟아지면서 이용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필라테스 피해 구제 신청은 2021년 662건에 불과했지만 ▷2023년(1021건) ▷2024년(1036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헬스클럽 업종의 폐업 비중이 2022년 이후 가파르게 늘어난 추세와 맞물려 있다. 특히 ‘폐업 후 이용료 미반환 및 환급 지연’ 관련 피해는 2021년 11건에서 2024년 142건으로 12.9배 급증했다.

폐업 피해 구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필라테스 폐업 관련 피해 287건 중 79.1%(227건)가 사업자 폐업이나 연락 두절로 인해 해결되지 못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