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획사 차려 솔로앨범 발표

“데뷔 15주년, 멤버들 영입 원해”

니엘 [EL&D엔터테인먼트 제공]
니엘 [EL&D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묵묵히 견딘 시간이 있었다. 그룹의 색깔을 결정하는 메인 보컬의 무게, 쉼 없이 내달리던 때에 찾아온 번아웃, 소속사와의 결별…. 중학생 때 데뷔해 어느덧 서른을 넘긴 틴탑 니엘의 시간 안엔 숱한 고민이 쌓였다.

“제가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니 무대 위에 있을 때더라고요.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이젠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2010년 데뷔한 2세대 K-팝 그룹 틴탑 니엘이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1인 기획사를 차리고 내놓은 새 미니앨범 ‘쉬(SHE)’는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니엘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때 대중과 팬들이 좋아할지, 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고민이 많았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귀에 확 꽂히는 미성을 가진 니엘은 틴탑을 상징하는 목소리였다. ‘향수 뿌리지마’, ‘장난 아냐’ 등 상당수 히트곡에서 보컬 파트 대부분을 소화했던 그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메인보컬이라 부담도 많이 느꼈고, TV 예능도 담당해서 당시 어린 마음에 ‘예능에 출연하지 않고 노래만 하고 싶다’고 말하며 울었던 적도 있다”고 했다.

니엘은 틴탑의 소년가장 격이었다. 앞장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룹을 알렸다. 그 시절엔 “정신을 차려보면 행사장에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서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향수 뿌리지마’에서 ‘긴 생머리 그녀’로 활동하던 시기, 가장 행복했지만 가장 힘들기도 했다. 팬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 몰라 힘들었고, 당시 일정이 많아 육체적으로도 고됐다”고 돌아봤다.

니엘 [EL&D엔터테인먼트 제공]
니엘 [EL&D엔터테인먼트 제공]

앨범은 네오 솔과 그루브 팝을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곡들이 담겼다. 사랑에 관한 깊은 고민과 감정,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차오르는 마음을 솔직하게 그렸다.

콘셉트는 ‘어딘가를 헤매는 상처 입은 남자’. 그는 “우리 팀은 통통 튀는 악동 같은 음악으로 ‘다 같이 신나게 놀자’는 분위기를 냈다면, 개인적으로는 (상처 입은 남자가 부르는) 끈적하고 섹시한 음악을 하고 싶었다. 저는 지쳤을 때 섹시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스케줄에 치여 정신없는 10~20대를 보냈다. 최전성기를 달릴 때마다 자신을 갉아먹는 고통 속에 있던 그는 누구보다 화려했지만, 자신을 돌볼 수는 없었다. 니엘은 “아프고 나서 ‘내가 뭘 해서 열심히 활동했나’, ‘내가 행복한 게 뭘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런 감정이 쌓이며 우울했고, 이 일을 그만두려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럼에도 니엘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결국 음악이고 무대였다. 그는 “제가 할 줄 아는 건 이것(무대)밖에 없더라. 워낙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 노래와 춤밖에 모른다”며 “이것들이 제겐 전부다. 과거로 되돌아가도 틴탑을 똑같이 할 것이다. 힘들었지만 가장 행복하던 때였다”고 말한다.

“옛날에는 순위에 연연하고 팬들이 얼마나 왔는지를 신경 썼지만, 이제는 그저 제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야 저를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앨범엔 동명 타이틀곡 ‘쉬’를 비롯해 ‘사랑이란 단어에 뭐가 들었든’, ‘이프 유아 디 오션’(If You‘re the ocean), ’사랑에 대체 무슨 핑계야‘ 등 다양한 색깔의 여섯 곡이 실렸다.

그는 “여러 가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 나 자신을 키워내고 싶다”며 “여러 종류의 음악이 잘 묻어나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시 일어선 지금은 또 다른 목표도 생겼다. 1인 기획사를 세운 그는 이젠 틴탑의 멤버들을 모두 데려와 다시 ‘한 가족’으로 지내는 것이다. 솔로 활동은 물론 15주년 컴백도 계획한다.

“회사가 자리를 잡게 되면 가장 먼저 (틴탑) 멤버들을 데려오고 싶어요. 어릴 때 활동하며 친구도 별로 없어서 멤버들은 이제 가족 같습니다. 싸우기도 정말 많이 싸웠지만, 그래서 더 끈끈하지 않나 싶어요. 계약금은 못 줘도 (수익) 배분율은 최대한 맞춰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