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결선 앞두고 시나리오 구체화
노무현·정몽준식이냐, 박원순·안철수식이냐
“양보할 마음 없는 캠페인용 구호” 비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8/rcv.YNA.20250428.PYH202504280349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 ‘단일화’ 시나리오가 구체화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의 사퇴 및 6·3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설이 나오면서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바라는 당심을 디딤돌 삼아, 당내 경선 결선 무대에 오르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도 나온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한 권한대행 출마 시 두 차례 토론 후 ‘원샷 국민 경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홍 후보 측은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언급하며 “누가 되든 승복한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후보가 되고도 당내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응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이회창 대세론 속에서 나 홀로 분전했던 노무현 후보처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만 간다”고 적었다.
김문수 후보 측에서는 경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권한대행 간 ‘담판’이 거론된다. 비공개 논의 후 교황을 선출하듯 임하는 일명 ‘콘클라베’ 식으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박원순·안철수 단일화 방식을 의미한다. 김문수 캠프의 정책총괄본부장인 박수영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교황을 뽑는 것처럼 콘클라베 하듯 합의할 수도 있다. 토론과 여론조사를 통해서 할 수도 있어서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개인 아이디어고, 당사자들과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날 “이재명과 1 대 1로 (여론조사)해서 결과를 비교하는 게 공평한 방법이 아닌가”라고 했다. 한 후보는 “지금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경선에 집중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왼쪽부터)·한동훈·김문수·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8/rcv.YNA.20250426.PYH2025042604110001300_P1.jpg)
경선 후보들이 앞다퉈 한 대행과 단일화 방식을 제시하는 배경에 당내 경선 결선에 오르기 위한 셈법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한 대행의 본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할 경우, 상대적으로 무난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입장이 경선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경선 후보들이 최종 후보로 선출된 이후 입장을 바꿔 한 대행과 단일화를 거부하거나, 시간을 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행과 단일화 방식을 전제로 표심에 구애하는 전략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캠프 관계자는 “양보할 마음이 없는 캠페인용 구호”라며 “겉으로는 한 권한대행 지지층을 향해 메시지를 내지만, 속내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한 권한대행 표를 얻으려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후보 자체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굳이 단일화 방식을 제시할 필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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