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판 올해 넘길지 관건…지 판사가 선고하나

야권 “지 판사가 尹 편의 봐준다…탄핵해야”

지귀연 판사[연합]
지귀연 판사[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이번주와 다음주 쉬어가지만, 올해 연말까지 28차례 기일이 이미 잡혔다.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지 판사가 재판진행 과정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尹재판 연말까지 재판스케줄 잡혀…지귀연, ‘尹 운명’ 끝까지 쥘까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대해 한 달에 3∼4차례꼴로 열릴 차회 공판 날짜를 정했다.

재판 날짜가 확정된 건 총 28회 기일로, 오는 12월에도 4, 15, 22일 세 차례 기일을 잡아뒀다. 재판부는 “2주에 3회 정도는 해야 한다”며 이날 검찰과 윤 전 대통령 양측 의견을 수렴해 확정한 날짜 외에도 10회 기일 정도를 재판 일정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이달 12일 열린다. 이날 공판에선 박정환 특수전사령부 참모장과 오상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 기일을 연말까지 계획해 지정한 것은 지 판사가 이 사건을 끝까지 맡아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조계에서도 선고시점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과 함께, 결국 소송을 지휘하는 재판부의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주 4회 형사재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주 4회 재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주 1~2회로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의 형사사건 1심은 약 1년,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약 5개월이 걸렸다.

일각에선 두 차례에 걸친 공판기일에서 신문할 증인 및 증거의 양이 상당하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로 구속 기한 내 1심을 마무리할 필요가 없어 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검찰은 현재 윤 전 대통령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38명을 신청했으며, 윤 전 대통령 측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 판사가 어느 선까지 증인신청을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다.

내년에 단행될 법원 정기인사도 변수다. 법관 정기인사는 일반적으로 매년 2~3월 중 이뤄진다. 지 판사는 지난 2023년 2월 형사합의25부로 와 이미 올해 3년째에 접어들었다. 대법원은 지난해부터 재판 지연 차단을 위해 재판장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내년 2월 법관 인사 때 지 부장판사의 이동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주요 재판의 경우 예외적으로 재판부를 유지한 전례가 있다.

구야권 “지 판사 탄핵해야”…공수처 ‘재판촬영 불허’ 수사

지 판사의 재판진행 의지와 별개로, 야권에서는 지 판사가 윤 전 대통령 편의를 봐주고 있다며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재판 촬영 불허와 관련해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지 판사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비공개출석 외에도 ▷구속취소 ▷피고인이 변호인 뒷줄에 앉은 점 ▷피고인 직업을 판사가 자문자답한 점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다만 검찰 출신 변호사는 “피고인이 우물쭈물할 때 판사가 원활한 진행을 위해 피고인 직업 등을 직접 읊는 경우는 종종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자리위치에 대해선 “보통 변호인이 안쪽, 피고인이 바깥쪽에 앉는다. 이 사건의 경우 변호인이 많다고 하더라도 첫째줄 일부 핵심 변호인 옆 바깥쪽에 앉히는 게 오해의 소지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법정에 섰던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피고인석의 첫째 줄에 앉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째 줄 두 번째 자리에,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같은 자리에 앉았다. 전두환·노태우는 피고인석의 위치가 지금처럼 검사석 맞은편으로 바뀌기 전이어서 재판부와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첫째 줄에 자리했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피고인이 앞줄에 앉는 이유는 태도 증거 때문이다. 표정이나 동작 등 비언어적 진술 태도를 보는 것이고, 사실인정의 한 요소”라며 “재판부 입장에서 (피고인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관찰하기 좋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지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은정·백선희·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과 이성윤 민주당 의원,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수괴 탈옥, 재판 특혜 지귀연을 즉각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 부장판사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된 후에도 여전히 자유의 몸”이라며 “내란죄 형사 재판에서도 일반 피의자와 전혀 다른 특혜를 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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