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연등회’…종로 거리서 연등행렬

조계종 총무원장 “배려·자비가 세상 밝히는 등불”

5만명 참여…10만개 등불 밝혀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서울 종로 거리를 지나가던 외국인은 형형색색의 등불에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지켜봤다. 부모님과 맨 앞줄에서 행렬을 직관하던 아이는 스님의 악수에 감사 인사로 답했다.

5월 5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6일 서울 도심에서 ‘2025 연등회’가 열렸다.

조계종은 최근 국민들이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분열, 영남 지역 산불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 가운데 열린 연등회에서 치유, 평안,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진우스님은 봉행사에서 “산불로 인해 생을 다하신 분들과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재해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연등의 자비로운 빛이 그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등불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혼란과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화합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서로를 향한 작은 배려, 따뜻한 시선, 그리고 행동하는 자비가 바로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연등회의 핵심 행사인 연등행렬은 이날 오후 7시 흥인지문에서 출발해 종각을 지나 조계사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전국 각지의 사찰과 불교 단체 구성원, 신자 등 약 5만명이 직접 만든 각양각색의 연등 10만개를 들고 종로 거리를 행진하며 서울 도심을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종회의장, 중앙종무기관 부·실장스님, 정원주 중앙신도회장,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록경정사,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 선두 등단이 출발한 후 각 사찰과 선원, 해외불교 등의 등단이 차례로 행렬을 이어 갔다.

특히 올해는 부처님오신날이 어린이날과 같은 날인 것을 기념해 어린이들이 진우스님과 함께 행렬의 선두에 서서 행진했다.

참가단체가 정성껏 제작한 수만 개의 행렬등부터 사천왕등, 범천등, 사자등, 코끼리등, 제석천등, 동자·동녀등, 발우등, 용등, 거북선등 등 161개의 장엄등이 거리를 다채롭게 물들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취타대와 의장대가 더해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연등행렬이 진행되고 있다. 불교의 연등회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약 1200년 간 이어진 한국의 전통문화행사다. 오랜 역사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상섭 기자

통제된 거리 양측으로 빼곡하게 늘어선 시민들은 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환호했다. 인근 카페와 음식점에 있던 사람들도 창가에서 연등 행렬을 구경했다.

또한 사전 신청자는 행렬 막바지에 합류해 함께 행진을 즐겼다.

연등행렬에 이어 이날 오후 9시 30분부터는 행렬을 마친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종각사거리에서 대동한마당이 펼쳐졌다.

‘트로트 신동’ 김태연과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의 공연을 시작으로 연등회 노래와 율동, 강강술래, 기차놀이 등 전통 대동놀이가 진행되며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마련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인 연등회는 27일에도 이어진다. 조계사 인근에서 전통문화마당, 연등놀이 등이 진행된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