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가교 역할 요청에 트럼프 주니어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찾은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 씨를 소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찾은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만나 부인 한지희 씨를 소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다음 주 한국을 찾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트럼프 주니어의 첫 방한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다음 주 방한해 국내 주요 기업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정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재계 요청에 정 회장이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제안했고, 트럼프 주니어가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한국에서 10대 그룹 총수를 포함한 재계 인사를 만날 예정이다. 다만 정·관계 인사와의 면담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 간 ‘2+2’ 통상 협의 직후 진행되는 만큼 더 주목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재무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USTR)와 미국의 관세 조치와 관련해 협상할 예정이다.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주니어에게 국내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 의향이나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 등을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J.D 밴스 부통령 등 주요 인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천한 ‘막후 실세’로 통한다.

대통령 탄핵 여파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대미(對美) 창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정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의 개인 네트워크도 부각되고 있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호형호제’로 부를 정도로 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같은 개신교 신자로 종교적으로도 특별한 관계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 동안 머물렀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워싱턴을 찾았을 때도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마크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2월 현대차가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났고 한국 기업으론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