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 개최

비전 선언…“정의로운 나라 되도록 헌신”

한국교회총연합이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비전을 선언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한국교회총연합이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비전을 선언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교회가 140주년을 맞아 다시 본질로 돌아가고, 좌우 극단에 치우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무속을 멀리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140년 전 당시 사회는 반상의 법도에 따라 사대부가 지배하는 나라였고, 무속이 민간의 삶과 사고를 지배하고 억압하는 사회”였다며 “선교사들이 복음을 선포하며 전근대적 구습을 물리치고 민주공화체제의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듯이 다시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우리의 삶의 형식을 새롭게 하고, 교회를 새롭게 하고, 나라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념대회 상임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선교사들을 통해 우상과 미신, 가난과 차별이 가득하였던 이 땅에 복음의 빛이 전해지면서 새 아침이 밝았다”며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한국교회 연합과 부흥의 원년으로 삼아 복음의 빛, 사랑의 빛, 희망의 빛이 다시 타오르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교총 명예회장 이영훈 목사는 설교를 통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어떤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쉽게 동요되면 안 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안 된다”며 “우리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 망국적인 편가르기다. 내 편이 아니면 다 적이다. 우리가 그것을 뛰어넘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총연합 명예회장 이영훈 목사가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교회총연합 명예회장 이영훈 목사가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교총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기념대회는 ‘다시 복음으로’라는 주제 아래 1885년 미국 언더우드 선교사, 아펜젤러 선교사를 통해 한반도에 복음이 전해진 역사와 그 신앙의 유산을 돌아보며 한국교회의 사명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기념대회는 교단 대표들이 이날 오전 9시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양화진 선교사묘원은 한반도에 복음을 전하고 그 삶을 헌신한 145명의 외국인 선교사와 가족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예장합동 총회장), 명예회장 이영훈 목사(기하성 대표총회장), 공동대표회장 김영걸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박병선 목사(예장합신 총회장) 등은 ‘감사합니다’, ‘기억합니다’, ‘계승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언더우드, 아펜젤러, 헐버트 등 초기 선교사 18인의 이름과 업적이 새겨진 팻말과 함께 헌화하고, 선교사들의 헌신을 계승하기로 다짐했다.

이어 오전 10시 30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예배와 음악회를 진행했다.

한교총은 이 자리에서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헌신하고, 무속과 거짓 선지자를 멀리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내용 등의 비전선언문을 발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전에서 “한국교회의 기도와 섬김이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하며 평화와 생명의 길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지금까지의 영광을 기억함과 동시에,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사명을 다시금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정의를 실현하며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치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예배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해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축하했다.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창작 칸타타 ‘빛의 연대기’가 공연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2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대회’에서 창작 칸타타 ‘빛의 연대기’가 공연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중국과 일본 교계에서도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기독교협회 회장 이웨이 목사는 “2025년, 한국이 광복 80주년과 한국기독교 14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중·한 양국이 함께 겪은 전쟁의 상처는 오늘의 평화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한다. 중국교회는 한국교회와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해 경건히 기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복음주의연맹 미즈구치 이사오 이사장도 “복잡한 세계 정세와 동북아시아의 긴장 속에서 일본교회는 수적으로는 소수이지만 한국교회와 함께 세계 선교를 감당하고 아시아 평화의 사절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이를 위해 복음적인 한국교회와 주 안에서 교제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된 창작 칸타타 ‘빛의 연대기’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입국, 평양 대부흥, 일제강점기의 신앙 저항, 해방과 한국전쟁, 현대 교회의 성찰과 연합의 비전 등 140년의 신앙 여정을 칸타타 형식으로 전달했다.


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