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별 10대 신선식품 선정…최저가 원칙

기존 매장 ‘절반’ 규모로 입점…‘양보다 질’

대형마트 ‘테스트베드’…3040 고객층 많아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신현주 기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신현주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마트가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문을 열었다. 이로써 대형마트 3사 모두 서울 지역에 식료품 특화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개점 첫날이었던 지난 17일 고덕점은 입구부터 손님들로 북적였다. 1묶음에 980원 바나나, 1개에 990원 파프리카 등을 집으려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10대 신선식품으로 선정한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목살, 양념소불고기, 손질 오징어, 애호박, 바나나 등을 업계 최저가 수준에 판매했다. 기존 이마트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코너다.

이마트는 ‘현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식료품을 푸드마켓의 강점으로 꼽았다. 대표적으로 당일 손질해 당일 판매하는 해산물 코너에는 삼치들이 통째로 전시돼 있었고, 명절 선물세트를 제외하면 대형마트에서 보기 힘든 캐비어도 있었다. 델리식품은 ‘런치플레이션’ 속 직장인 수요를 겨냥한 제품으로 구성했다. 식사빵 트렌드에 맞춰 ‘MILL&BAKERY(밀앤베이커리)’ 브랜드도 새로 선보였다. 이마트 매장 가운데 가장 많은 1만3000여개 식료품을 구비했다.

대형마트들이 ‘식료품’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연 경쟁력 때문이다. 일반 생활용품의 경우 소비자들은 ‘가격’을 최우선 조건으로 보지만, 식료품은 눈으로 제품 상태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많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소비 수요가 많은 해산물과 육류, 사자마자 먹을 수 있는 델리코너가 푸드마켓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커머스 채널에 대응하기 위해 트레이더스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개발하고 있으며 푸드마켓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이마트는 고덕점에 대한 고객 반응을 토대로 3호점 개점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수산물 판매대. 신현주 기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수산물 판매대. 신현주 기자

롯데마트도 지난 1월 서울 강동구에 신규 매장 ‘천호점’을 열었다. 6년 만에 선보인 신규 매장이었다. 매장의 80% 면적을 신선과 즉석조리 식품으로 채웠고, 특히 27m에 달하는 델리 특화 매장을 설치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식품 전문 매장인 메가푸드마켓을 선보였다. 현재 33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대형마트의 승부수는 ‘양보다 질’이다. 규모도 확 줄였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규모는 4925㎡(1490평)로 입점 매장인 다이소를 제외하면 3471㎡(1050평) 수준이다. SSM(기업형슈퍼마켓)보다 크지만, 단독 건물을 사용하는 일반 할인점보다는 작다. 롯데마트 천호점도 일반 대형마트 영업면적의 절반 수준인 4538㎡(1374평)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신규 매장을 선보일 때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선한 제품을 압축적으로 판매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오피스 상권으로 주목받는 강동 상권을 대형마트 업계가 동시에 노리는 점도 눈에 띈다. 규모를 줄인 대신 건물 안에 ‘입점’하는 형태로 전환해 소비자와 거리를 좁혔다. 현재 강동지역은 대규모 재개발로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이달 문을 연 대형 종합쇼핑몰 ‘강동 아이파크 더리버’에 입점했다. 23만4523㎡(7만943평) 규모의 산업 복합단지로 올해까지 24개 기업이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JYP엔터테인먼트와 아산사회복지재단도 신사옥 착공을 준비 중이다. 롯데마트 천호점도 천호역 인근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아파트 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23년 8월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을 열고 강동상권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았다.

회사원과 신혼부부 비중이 높다는 상권 특성도 반영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덕점 반경 2㎞ 안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4곳이 있어 3040대 고객 비중이 높고 회사원 고객층도 많다”면서 “강동이 테스트베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대형마트들이 ‘최대한 많은 상품 구성’에 집중했다면 이제 상권에 맞춰 선별적으로 진열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