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가 이달 10% ↑

선진뷰티·한국콜마 20%대 껑충

美서 ‘K-선크림’인기 상승 견인

‘트럼프 관세’로 표정이 밝지 않은 국내 증시에 화장품 종목들이 화사함을 불어넣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달 들어 10%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가 1.4% 뒷걸음질한 걸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또 다른 대표 화장품주인 코스맥스는 미국의 대(對)중국 고율 관세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에 지난 9일 하루에만 6% 넘게 빠지며 15만원대로 밀렸지만 이후 상승하며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하락분을 만회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기나긴 중국에서의 부진이 마침내 바닥을 찍었단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통적인 화장품주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자외선 차단’ 관련 종목들이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이달 들어 21.9%나 올랐다. 잉글우드앱, 한국콜마 등도 각각 24.7%, 15.8% 등 크게 상승했다.

이들 종목들은 중국보다는 미국에서 기대를 높이는 종목들이다. 과거 한국 화장품주의 외형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인했다면 최근엔 미국 시장에서 ‘K뷰티’가 주목받으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국산 선크림에 대한 미국 내 선호가 높아지면서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전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질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이로 인해 화장품 수출 온라인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 역시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다.

설사 관세가 부과돼도 최종 판매가에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 기업들의 큰 강점이다. 한국 화장품은 그간 가성비를 앞세워 합리적 소비자를 공략해왔기 때문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업종은 중저가에 위치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관세의 가격 전가가 일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 화장품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럽과 중동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것도 화장품 종목을 더 빛나게 하는 요인이다. 2022년부터 시작된 길고 긴 중국 시장 침체에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화장품 기업들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보는 것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럽 수출액은 일본과 비슷해졌고 올해 하반기 일본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과 중동의 고성장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