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보고서 발표

무인단속 과태료 처분 15회 이상 상습위반자

전체 단속의 11% 차지···일반보다 사고율 3.5배

외국 주요국, 상습범 규정하고 가중처벌까지

최근 5년간 무인단속으로 과태료 처분 15회 이상 받은 교통법규 상습위반자는 전체 교통법규 위반자의 1%에 불과했지만, 이들 사고 발생률은 일반 운전자보다 3.5배 높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5년간 무인단속으로 과태료 처분 15회 이상 받은 교통법규 상습위반자는 전체 교통법규 위반자의 1%에 불과했지만, 이들 사고 발생률은 일반 운전자보다 3.5배 높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시민 4명 중 3명 이상이 교통법규 상습위반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상습위반자의 사고 위험도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과태료를 교통법규 위반 횟수에 따라 더욱 많이 부과하는 ‘누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6.6%는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자를 일반 운전자와 별도로 구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4.6%는 상습위반자에게 과태료 누진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예컨대 1년 동안 5회 이상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과태료를 최대 2배까지 높여 부과하는 식이다.

실제로 상습위반자의 위반 건수와 사고 위험도 일반 운전자보다 현저히 높았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과속카메라 등 무인단속 장비에 적발된 전체 운전자 1398만6987명 가운데 과태료 처분을 15회 이상 받은 상습위반자는 16만7251명이었다. 이는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0.5%, 전체 교통법규 위반자의 1.1%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의 위반 건수는 418만1275건으로 전체 무인단속 건수(3727만9207건)의 11.3%를 차지했다.

또한, 상습위반자가 일으킨 사고는 총 1만6004건으로, 사고 발생률(사고건수/위반자수)은 9.6%였다. 이는 일반 운전자의 사고율(2.7%)보다 3.5배 높은 수준이다.

교통법규 위반 횟수별 사고 현황.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법규 위반 횟수별 사고 현황.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최근 5년간 무인단속 장비가 증가하면서 단속된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2023년 무인단속 적발 건수는 2129만건으로, 2019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현재 전체 교통법규 단속 건수의 92%가 무인단속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무인단속으로 적발된 운전자들이 벌점과 범칙금 대신, 벌점이 없는 과태료를 선택하면 운전면허에 대한 제재를 피할 수 있다. 즉, 반복적으로 위반해도 면허 정지나 취소 등 실질적인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는 경찰이 직접 단속할 때 벌점 누적에 따라 면허 정지나 취소 처분이 내려지는 것과 크게 다른 실정이다.

호주와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은 무인단속으로 적발돼도 경찰이 직접 단속한 것과 같은 처벌을 내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교통법규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최대 2.5배까지 높이고 있으며, 플로리다주는 5년 동안 15회 이상 위반한 운전자를 ‘상습위반자’로 규정하고 면허를 5년간 취소하는 강력한 처벌을 시행하고 있다.

최관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상습위반자와 일반 위반자를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무인 단속 시 실제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정보를 제출하지 않을 땐 처벌 규정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과태료 누진제를 통해 신호위반·과속으로 1년에 3번 이상 단속된 경우 과태료를 횟수에 따라 높이는 등 상습적인 위반을 막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