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각국의 무역장벽을 고려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세부 내용은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상호관세 대상”이라고 했는데, 일각에선 최대 20%에 달하는 보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호관세든 보편관세든, 우리에게 미치는 타격은 막대하다.

특히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지적하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절충교역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고가의 무기나 군수품을 구입하면서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 군수지원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그간 한국은 이를 통해 방위산업을 발전시켜왔다. 보고서는 디지털 무역 장벽, 네트워크 망사용료, 대기 배출 관련 환경 규제, 화학물질 관리법 등도 지목했다. 관례적으로 해온 일로 미 업계의 애로사항을 나열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호관세에 연계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품목 관세가 시행된 마당에 엎친데 덮친격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상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2일부터는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가 발효된다. 여기에 20% 안팎의 관세가 더 붙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피해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GM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의 84%를 미국에 수출한 만큼 그 피해는 더 클 것이다. 철강 분야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철강 수출액의 13%를 차지하고 있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 대신, 모든 국가에 동일한 요율을 적용하는 20% 보편관세 부과를 적극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선 후보시절 공약으로 급선회한 것인데 세수 확보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로선 어떤 식으로든 고율의 추가 관세를 피할 길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 캐나다, 유럽 등은 보복관세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지만, 우리에겐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철저한 이익 계산과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하고, 조선, 에너지 협력·투자 등을 지렛대로 삼아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방위비 청구서도 곧 들이닥치게 될 것이다. “북한 위협에는 해당 지역 동맹국들이 억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미 국방부 지침도 공개됐다. 안보가 각자도생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도래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당장의 대응 못지않게 장기 비전을 갖고 차분하게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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