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위안부 수요집회’를 주최하고 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소음 유지 명령서를 발부했다. 이 명령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서 정한 기준 이하의 소음을 유지할 것을 명령한 문서다.

그러나 경찰이 문제로 지적한 소음 수준은 일반인이 큰 소리로 대화할 때 충분히 나는 소리 정도여서, 정대협과 일부 집회 참여 시민은 “집회 참가자가 1000명이 훨씬 넘는데 경찰이 비현실적인 법적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4일 경찰과 정대협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주최한 정대협 측에 소음 유지 명령서를 발부했다. 집회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은 집회가 시작된 지 15분쯤 지난 오후 12시15분께 집회 장소에서 소음 측정 결과 79㏈이 나왔다며 명령서를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소음 제한 기준 75㏈ 이하를 위반했기 때문에 소음 유지를 명했다”며 “‘수요집회’ 소음이 앞으로도 오늘(3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확성기 등에 대해서도 사용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시법 제14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르면 관할 경찰은 집회ㆍ시위의 주최자가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등의 사용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집회 당일 경찰은 ‘수요집회’에 주거지역, 학교 외 지역에서 해가 떠 있는 주간 동안의 소음 기준인 75㏈을 적용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집회는 지난달 28일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ㆍ치유재단’이 출범한 이후 첫 ‘수요집회’였다. 더욱이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 겹쳐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형 집회에 대해 경찰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방학이라 참여한 학생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스피커를 안 쓸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기준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구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