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우리나라 첫 봄꽃 축제 비상...날씨 변덕 심해

지난해 2월 13일 순천 탐매마을에는 홍매화 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박대성 기자.
지난해 2월 13일 순천 탐매마을에는 홍매화 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박대성 기자.
올해 2월 11일 순천 탐매마을 같은 장소에서는 홍매화 꽃이 하나도 피지 않은 상태로 축제 준비를 위한 벽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대성 기자.
올해 2월 11일 순천 탐매마을 같은 장소에서는 홍매화 꽃이 하나도 피지 않은 상태로 축제 준비를 위한 벽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박대성 기자.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매년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 올해는 일주일이나 축제를 앞당겼는데, 최근 기습 한파로 꽃봉오리만 맺혀 있을 뿐 꽃이 하나도 안 피어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피는 봄꽃인 홍매화 축제를 앞둔 순천시 매곡동 탐매마을 주민들과 축제추진위원회가 축제날을 잡아 놓았지만 도통 꽃이 피지 않아 혹여 행사를 망칠까 노심초사다.

매년 2월이면 순천에서는 선홍색 붉은빛을 띠는 홍매화가 장관을 이루는데 올해는 2월 중순이 되도록 꽃이 피지 않은 채 꽃봉오리만 가지에 매달려 있다.

한반도 남녘땅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의식해 3월에 열던 봄꽃축제를 2월로 앞당겨 기획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늦겨울 한파가 닥치면 잔치판을 벌여야 할 지자체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기후 변화로 한파와 이상고온이 번갈아 괴롭히면서 향토 축제를 기획하는 지자체들이 개화 시기 예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매화 나무가 군집을 이룬 순천시 매곡동 일대는 축제일(2월 22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12일 현재 단 한송이의 매화꽃도 피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가뜩이나 비까지 내려 추위에 잔뜩 움츠린 홍매화가 기지개를 켜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렇지만, 마을에서는 축제일 변경 없이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조성완 탐매축제추진위원장은 “작년에 3월 2일 홍매화 축제가 좀 늦은 감이 있어서 올해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달 22일로 앞당겼는데 날씨는 예측이 힘들다”면서 “주민들이 안내 부분 등 많은 준비를 했으며, 축제가 끝나도 홍매화는 계속 피어 있으니까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선순복 매곡동장도 “아직 꽃이 안 피어 걱정이지만 날씨가 풀리고 있어 다음 주부터는 서서히 개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곳 매곡동(梅谷洞) 탐매마을은 예부터 매화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으로 탐매마을과 매산등(嶝), 순천의료원, 순천대까지 1200여 그루가 군집을 이뤄 봄철이면 그윽한 매화 향기가 마을을 덮는다.

올해 제7회 매곡동 탐매축제는 ▲화감(花感)-예술과 창작 체험 부스 ▲화운(花韻)-자연과 어우러진 음악 공연 ▲화유(花遊)-힐링 콘셉트 공간 구성으로 홍매화와 함께하는 문화예술의 향연, 도심 속에서 만나는 특별한 축제로 준비된다.

매년 3월에 만개하는 구례 산수유 마을. [구례군 제공]
매년 3월에 만개하는 구례 산수유 마을. [구례군 제공]
광양 매화축제를 찾은 상춘객.
광양 매화축제를 찾은 상춘객.

인근 도시인 광양에서도 봄꽃 향연의 시작을 알리는 광양매화축제를 3월 7~16일까지 섬진강변 매화마을에서 열기로 하는 등 남쪽 지방에서는 봄꽃 축제 준비로 한창이다.

구례 산수유꽃축제도 3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 간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돼 출사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례 화엄사의 명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매화 사진촬영 콘테스트와 벚꽃축제를 3월 중에 열 예정이어서 상춘객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여수에는 겨울에도 눈이 내리지 않는 해양성 기후가 나타나는 곳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 동백꽃 군락지를 비롯해 영취산 진달래 축제도 유명한 봄꽃 관광지이다.


parkd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