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장학사 학교 찾아 사실 조사 벌여
“당사자 자극 우려 직접 조사 못하고 분리 조치 의견”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사망한 김하늘 양을 위해 추모를 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1/rcv.YNA.20250211.PYH2025021109600006300_P1.jpg)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교사가 교내에서 8세 여아를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를 시도한 사건이 벌어진 대전 서구 초등학교가 사건 당일 교육 당국으로부터 문제 교사에 대한 ‘분리 조치’ 의견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학사가 학교를 다녀간 지 반나절만에 충격적인 참극이 벌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1일 경찰과 교육계에 따르면 피의자인 40대 여교사 A씨는 지난해 12월 초 정신적 문제로 6개월 단기 휴직에 들어갔으나 의사로부터 정상 소견판정을 받았다며 겨울방학 중이던 지난해 12월 31일 교단에 조기 복귀했다.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께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다친 채 발견된 교사 B(40대)씨가 A양을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1/rcv.YNA.20250211.PYH2025021106840006300_P1.jpg)
한달도 안돼 학교로 돌아 온 A씨는 이후 수차례 이상 행동을 보였다. “왜 내가 이렇게 불행해야 하냐”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행동을 반복하는 등 피해망상 증세와 유사한 행동을 보여 주변을 긴장시켰다.
지난 6일에는 동료 교사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다. 당시 웅크리고 앉아 있던 여교사는 자신에게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는 한 동료 교사의 팔을 꺾고 목을 조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주변 동료 교사들이 뜯어말려야 할 정도로 난폭했지만 경찰 신고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학교 측에선 A씨에게 휴직을 강하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지원청에 알려 휴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전시교육청 초등담당 장학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학교 측에서 대전서부교육지원청에 보고해 10일 오전 장학사가 학교를 찾아가 사실 조사를 진행했고, 이후 장학사는 학교 측에 해당 교사 분리조치 의견을 제시한 뒤 돌아갔는데 오후에 사건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극 우려가 있어 당사자를 직접 조사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대전시교육청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시교육청은 같은 병력으로 더는 휴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유족들은 아이를 지키지 못한 학교와 교육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숨진 여아의 아버지는 “우울증 있는 사람이 다시 학교에 나와서 가르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자기 분에 못 이겨 애를 죽였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가 강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선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오후 5시50분께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유족들에 따르면 아이 몸 왼쪽이 다 칼자국이 나 있을 만큼 발견 당시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선 정교사 40대 여성이 목과 팔에 자상을 입은 채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교사는 이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해 11일 긴급 휴업 결정을 내렸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