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외국인 420억원 순매수

외국인 무관심 해소 위해 적극 나서야

[헤럴드DB]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10일 모처럼 급등했다. 기관과 함께 외국인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밑돌아 본격 귀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3.54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우려에 약보합을 기록했지만 ‘대장주’ 삼성전자는 기관(1580억원) 외국인(420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급등했다.

다만 기관의 순매수 규모가 큰 탓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전거래일보다 오히려 소폭 낮아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3일 49.99%로 50선 아래로 떨어진 뒤 5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래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7월 56%를 넘었지만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8만원을 훌쩍 넘던 주가 역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주가 하락 흐름은 멈췄지만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는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조3000억원 가량을 던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약 5조1000억원인 걸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외면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이 기간 이날을 포함해 단 10거래일만 삼성전자를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2조원 넘게 사들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8배로 역사상 최저 수준인 0.84배에 근접했다. 또 동종 업계 PBR 평균의 9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낮아질대로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이면서 주가 추가 하락은 막고 있지만 외국인의 귀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 있는 상승은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2심 무죄 선고를 비롯해 오픈AI 및 소프트뱅크와 협력 논의 등 악재는 떨치고 기대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HBM 사업 지연, 낸드 수요 부진, 파운드라 가동률 하락 등의 악재가 반영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2분기와 4분기 각각 HBM3E 12단, HBM4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납품 시점이 늦지만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하방 압력은 적다”고 밝혔다.

이처럼 바닥을 다졌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음에도 외국인이 선뜻 삼성전자를 장바구니에 담지 않는 것은 뛰어오를 여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만으로는 이미 이익으로 성장을 입증해내고 있는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대비 투자 매력을 발산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탓에 웬만큼 돋보이는 성과와 기술 발전이 공개되지 않는 한 외국인이 글로벌 반도체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에 눈길을 줄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에선 법적 부담을 던 삼성전자가 좀더 적극적으로 최고경영진 차원의 투자자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헤지펀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무관심”이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