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로 급락폭 만회
악재보다 호재 더 민감하게 반응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AI 공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급락했던 엔비디아가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3.08% 올랐다. 2월 들어 7%가 넘게 올랐다. 지난달 27일 단 하루 딥시크 충격으로 17% 급락한 탓에 여전히 연초 이후로는 4%대 마이너스지만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엔비디아로 향하던 발길이 뜸해지다 낙폭이 크자 오히려 적극 매수로 태도를 바꾼 서학개미들의 선택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딥시크 발표 전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테슬라(약 3억4000만달러)였다.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정하는 ETF(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가 2위. 2억달러 가량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그에 비에 엔비디아 순매수는 9000만달러 가량에 불과했다. 사실상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테슬라로 대거 옮겨갔던 것이다.
하지만 딥시크 발표 이후 현재까지 무려 5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엔비디아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를 2배 추종하는 ETF 순매수 규모도 3억7000만달러에 달한다.
주요 기술주가 급락했을 때 저점 매수에 나서는 건 서학개미들뿐이 아니다. 미 시장조사업체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급락했을 때 개인 투자자는 42억5000만달러의 신규 자금을 시장에 퍼부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지난주 7개 대형 기술주(매그니피센트7)에 연동된 옵션 계약이 4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돼 올해 들어 주간 기준 최대 규모였다고 밝혔다.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단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이 같은 태도는 딥시크 충격과 트럼프 관세 등 불확실성 악재에 생각보다 비중을 많이 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공포지수’라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잇따른 충격에도 19포인트 아래에서 안정된 진폭을 이어가고 있다.
딥시크의 턱없이 낮은 개발비와 실제 기술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되면서 충격은 의심으로 바뀌고 있다. 트럼프 관세 역시 잡음을 일으키곤 있지만 시장의 물줄기 자체를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다. 이미 1기 행정부 때 관세 충격을 경험한데다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산에 대한 관세가 유예되면서 관세 정책이 협상용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호재에는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올해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빠르게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익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것도 중요하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500 구성종목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은 13.2%로, 시장 전망치 11.8%보다 높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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