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차르트는 35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만약 그가 더 오래 살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사회에 공헌하는 시간을 나이가 아니라 인간이 결정하는 세상입니다. 인간이 더는 나이와 죽음에 지배받기보다 지배하는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것은 독일 영화 패러다이스(Paradise)에 나오는 대사로, 영화는 인간이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듯 수명을 이식받아 젊음을 되찾는 이야기를 다룬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SF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상상은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노화하고,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점차 쇠퇴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런데, 최근 백만장자인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은 나름의 방법으로 이 진리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Don’t Die”를 외치며 매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철저히 실천한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운동하며, 체계적으로 하루를 관리한다. 게다가 그는 하루에 100개 이상의 건강보조제를 섭취하며, 이를 통해 실제나이가 47세인 그는 건강나이를 20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생명공학과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노화를 최소화하려는 그의 노력은 흥미롭다. 그러나 이를 위해 그는 매년 약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지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소망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달성 불가능한 꿈일까?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2000년 72.3세에서 2023년 83.5세로 증가하였다. 건강수명도 2000년 66.6세에서 2021년 72.5세로 증가하였다. 지난 20여 년 동안 기본적인 위생 상태와 식생활 습관의 개선만으로 우리나라의 2021년 건강나이가 2000년 평균수명보다 길게 되었다. 규칙적인 생활, 운동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만으로 200만 달러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젊을 때 병에 걸려 생기는 치료비와 나이 들어 수입이 없어 생기는 경제적 어려움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꿈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그 해결책은 보험과 연금이라는 현실적인 대안 속에 있다.
건강보험은 병에 걸렸을 때 치료비 걱정을 덜어준다. 연금은 나이가 들어 경제 활동을 멈춘 뒤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준다. 물론, 이 보험과 연금을 준비하는 데 비용이 들지만 브라이언 존슨이 매년 지출하는 200만 달러에 비하면 훨씬 적다. 아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적은 돈으로 매일 100개 이상의 보조제를 먹는 대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우리도 그처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만수무강(萬壽無疆)이라는 말은 전통적으로 장수를 기원하는 한국인의 바람을 상징한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백만장자들만이 실현할 수 있는 꿈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에게 맞는 현실적인 보험과 연금 계획을 세운다면,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건강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새해에 세운 생활계획을 다시 한번 챙겨보면서 새해에 모든 사람이 만수무강하기를 기원한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