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14년 만의 공동 기자회견
조태열 “과거사 문제에 열린 자세로 협의 중요”
이와야 “트럼프 신정부에 한미일 공조 필요성 전달”
‘셔틀외교’ 복원 가능성엔 “정치 상황 안정되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왼쪽)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1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13/rcv.YNA.20250113.PYH2025011315670001300_P1.jpg)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일 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일 관계를 중시한다는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한일 외교장관회담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담에서 저는 우리 대일 외교 정책 기조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외무대신의 한국 방문은 약 7년만으로, 한일 외교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은 2011년 10월 김성환 당시 외교부장관과 일본 민주당 정권의 겐바 고이치로 외무대신간 공동기자회견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또한 12·3 계엄 사태 이후 처음 이뤄지는 양국 대면 회담으로, 우리나라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양국의 협력과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이 한미일 3국 협력의 원동력일 뿐만 하며, 지난해 4년 반 만에 개최된 한일중 3국 정상회의에서 보듯이 한일중 3국 협력의 복원력이라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1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13/rcv.YNA.20250113.PYH2025011315640001300_P1.jpg)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도 “일한 양국은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 대응에 있어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현재 전략 환경 아래 양국 관계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어려움을 더해가는 가운데, 복잡한 국제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한미공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조 장관과 대북 대응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경제·안보 과제에 3국이 적극 대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국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북한군 파병 등 불법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양측은 우려를 표명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동시에 북핵 위협에 대비해 한일, 한미일 3국 간 적극적인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해 3국 협력을 강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머지않아 출범하게 된다. 여러 사정이 허락한다면 현지시간 20일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며 “그때 일·한·미 전략적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걸 신정부에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 등 과거사 문제도 언급됐다. 조 장관은 이와 관련해 “추도식 문제는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앞으로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는 행사가 되도록 일본 측과 진지하고 솔직하게 협의하기로 했다”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우려 사항들을 회담에서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포용한 역사 인식을 토대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임하고 또 양국 간의 일을 위해 모든 문제를 열린 자세로 협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무엇보다도 개별 현안에 이러한 인식을 일관되게 충실하게 다져가는 자세로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사도광산 사안은) 조 장관이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앞으로도 세계유산위원회 결의에 따라 한국 정부와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1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13/rcv.YNA.20250113.PYH2025011315630001300_P1.jpg)
이날 이와야 외무상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후 탄핵 정국에 따른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대해 “한국 내정에 대한 코멘트는 삼가겠다”며 언급을 자제했다.
셔틀 외교 복원 가능성에 대해 조 장관은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되면 다양한 소통도 안정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한중일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이와야 외무상은 “일한중 3국 협력 협의체는 유익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날 조 장관과 의견을 교환했으며 3국 외교장관회의는 되도록 적절한 시기에 조기에 개최하고자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은 이르면 2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날 오후 조 장관과 만찬한 뒤 14일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