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에 AI 기술 활용
尹 목소리 학습한 AI가 ‘탄핵 질색’ 노래 부르기도
생성형 AI로 ‘이재명 체포’ 이미지 만들어 맞불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격화하는 가운데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은 인공지능(AI) 기술 경연장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탄핵 촉구 측과 반대 측 모두 AI 기술을 동원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 활용이 공적 논쟁의 자리에서도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탄핵을 촉구해 온 ‘촛불행동’ 등의 단체는 윤 대통령의 목소리를 학습한 AI로 제작된 ‘나는 탄핵은 딱 질색이니까’라는 등의 노래를 집회 현장 대형 스피커로 재생하고 있다.
“평온했던 정권이 무너지고”, “괜히 이상하게 감옥 갈 것만 같고”라는 등의 가사를 ‘AI 윤 대통령’이 부르는 식이다. 한 유튜버가 만든 이 노래는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인기곡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를 개사한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라이브 같다”, “원곡이 생각 안 난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을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로 소개한 A씨는 “멜로디가 익숙해 개사해도 따라 부르기 쉽다”고 말했다.
‘그록’(Grok)이라는 AI 챗봇을 활용해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합성 사진을 만든 집회 참가자도 있다. 그록은 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타트업 ‘xAI’가 내놓은 것으로, ‘수갑 찬 윤석열’ 등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면 가상 이미지를 생성해 낸다.
AI를 활용한 집회 여론전은 신자유연대 등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들 사이에서도 활발하다.
현재 탄핵 반대 집회에서 가장 빈번히 나오는 ‘배신자들’이라는 노래는 집회를 주도하는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서 AI 음원 제작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종북 세력의 준동 속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저는 결단했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윤 대통령의 담화문 구절을 가사로 삼고 AI로 멜로디를 입힌 노래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역시 생성형 AI 프로그램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는 모습의 가상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탄핵 촉구 집회 쪽의 ‘AI 공세’에 맞불을 놓고 있다.
한편 이처럼 AI 사용이 분야를 불문하고 확대되자 저작권과 기술 윤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