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생 대거 서울시 입성

신규 임용 공무원 294명 중 186명이 20대 이하

합격자들 “남에게 봉사하는 일에서 보람 느껴”

2024년도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김요셉씨. [본인 제공]
2024년도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김요셉씨. [본인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서울시 공무원 조직이 젊어지고 있다. 청년층에게 공무원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있지만 여전히 공무원은 직업 안정성과 직무 만족도 면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이에 올해 입사할 서울시 공무원 294명 중 60%가 넘는 186명이 20대 이하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는 이번 서울시 공무원에 신규 임용된 2001년생 김요셉씨와 2006년생 최연소 합격자 배수빈씨, 최준민씨의 포부를 들어 봤다.

2001년생 김요셉씨는 이번에 7급 행정직으로 임용됐다. 사실 김씨는 몇 년 전까지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

김씨는 “9급으로 임용돼 임업직불제라는 업무를 맡게 됐다”며 “임업에 종사하시는 소규모 농가를 도와드리는 일이었는데 별로 해드린 것도 없는데 고마움을 표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고 보다 더 많은 분야를 경험해 보고 싶어 7급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공무원을 선택한 건 공무원이 안정된 직업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김씨는 “저에게는 직업 선택의 기준이 소득이나 직업 안정성이 아니고 직업 그 자체에서 매력을 느껴야 한다”며 “9급 공무원 생활을 하며 남을 돕는 이런 일이 나에게 맞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공무원이 되면 공공주택 공급 사업 업무를 해보고 싶다”며 “내 주변의 20대 청년 중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좋은 주거 환경에서 거주하지 못한다. 공공주택 같은 좋은 사업을 통해 나 같은 청년들을 돕고 나아가 다 같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4년도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배수빈씨. [본인 제공]
2024년도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된 배수빈씨. [본인 제공]

최연소 합격자 배수빈씨는 건축을 전공한 대진디자인고 3학년 학생으로 이번 서울시 공무원 9급 기술직군 중 기술계고 졸업(예정)자 구분모집으로 합격했다. 배씨는 졸업을 며칠 앞두고 합격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배씨는 “제 가치관이 ‘남을 위해 헌신하자’ 인데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그에 부합하는 것 같아 공무원 준비를 하게 됐다”며 “제 전공인 건축을 살려 서울에 있는 많은 공공건축물을 잘 관리해 시민들께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구나 배씨는 임용 전까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배씨는 “임용이 되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 시간이 나지 않을 거 같아 임용 전에 자격증 등을 공부할 생각”이라며 야무진 목소리로 계획을 들려줬다.

서울 등 중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27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이상섭 기자
서울 등 중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27일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이상섭 기자

또 다른 최연소 합격자 최준민씨는 대구의 대중금속공고 3학년 학생이다. 최씨 역시 기술계고 졸업(예정)자 구분모집으로 이번 시험에 합격했다. 졸업식 하루 전인 7일 합격 소식을 들은 최씨는 “부모님이 아직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고시에 합격해 자랑스럽다고 칭찬해 주셨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 2학년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학교에서 하는 공무원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최씨는 “내신 관리와 고시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빨리 사회에 나가 자립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구 출신이지만 서울시 공무원에 지원했다. 서울이라는 보다 큰 도시에서 많은 경험을 쌓으며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씨는 “서울은 청년대출 정책, 청년 임대주택 등 많은 청년 관련 지원 제도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빨리 자립해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2024년도 제3회 서울시 지방공무원에 최종 합격한 공무원은 294명이다. 이 중 20세 미만이 32명, 20~29세가 154명이다. 최연소 합격자는 2006년생이고, 최고령 합격자는 1969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