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한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미국ㆍ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애매한’ 상황에 놓인 탓에 여기서 오는 긴장감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독 대내외 환경에 취약한 국내 증시가 이를 계기로 또다시 휘청거릴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전문가들은 주변국과의 긴장감 고조는 국내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다만, 현재 한국이 처한 외교적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 수출과 관련이 높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 등이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드 배치를 놓고 냉랭해진 한ㆍ중 관계는 증시에서도 하나의 불확실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은 외교수장회의에서 ‘신뢰 훼손’ 등을 거론하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반발했다.

한국기업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거부 움직임,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의 대구 치맥페스티벌 참가 일방취소 통보 등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마디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경제적 보복은 예상되는 ‘악재’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복의 방법 중 하나로 거론되는 건 무역 제재다. 한국의 대(對)중국(홍콩 포함) 수출ㆍ수입 의존도는 각각 39%, 18%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산 제품의 수입금지, 자국 제품의 한국 수출금지 등 무역 제재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분쟁을 겪을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투자자금 회수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중국의 한국투자 잔액은 지난해 기준 476억달러(한화 약 54조22억원)다.

외국인의 한국 지분증권 투자 가운데 중국자금 비중은 2.3%에 그치지만, 외국인의 부채성증권 투자에서 중국자금 비중은 7.9%다. 사드 배치가 국유기관 중심인 중국의 투자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채권시장이 받을 영향은 상당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이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된다.

국내 증시는 과거 원화 강세 구간에서 상승한 반면, 원화 약세 구간에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97년 원/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962원까지 치솟는 동안 코스피는 29.50% 급락했다. 2008년 환율 상승기에도 코스피는 45.6%내렸다.

주변국과의 대립에 따른 불안감은 이머징 통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어 불안감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이 외교적으로 처한 상황을 고려해 투자법을 달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를 통해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것을 활용한다면 ITㆍ 자동차 업종이 유망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은 미국에만 지난해 700억달러(79조4150억원)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다. 그 중 자동차는 전체 수출의 25.6%, 휴대폰은 10.5%를 차지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주장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만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이들 업종의 미국 수출은 국내 대외교역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IT의 경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고, 자동차는 가격메리트가 커지고 있어 투자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대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중국의 경우, 당장 극단적인 경제보복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국 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도 대규모 무역보복을 단행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대운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화장품 업종 주가가 하락했던 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이라며 “향후 중국 소비비중이 높은 화장품, 의류, 미디어ㆍ엔터 업종이 중국의 경제보복 우려 때문에 일시에 하락한다면 이를 저가매수 하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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