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ㆍ김성우 기자]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오는 9월 28일 김영란법이 현행대로 시행될 전망이다. 당장 추석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와 농축수산업계는 비상이다. 한우ㆍ굴비 등 김영란법이 제한한 선물 상한액 5만원을 넘어서는 선물세트의 자리를 수입산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이 차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올해 추석 명절은 9월 15일로 김영란법 시행 전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벌써부터 한우ㆍ굴비ㆍ인삼 등 5만원을 초과하는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급히 늘리고 있다.
A 백화점은 저가 선물세트의 물량을 20~30% 늘렸다. 키위의 경우엔 한박스에 24개인 걸 20개로 줄이고 가격도 10%가량 낮췄다. B 백화점도 5만원을 넘어가는 일부 농수산물 선물세트 가격을 조정했다. 더덕버섯세트는 4만9500원, 생표고버섯세트는 4만9500원에 판매 중이다.
문제는 한우ㆍ굴비ㆍ인삼 등과 같은 단가가 높은 선물세트다.
당장 올 추석은 김영란법 시행 전이라 눈에 띄는 타격은 없겠지만 내년 설부터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우나 굴비 선물세트는 5만원 미만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냉동 수입육으로 대체될 것”이라며 “갈치, 옥돔 등 수산 선물세트도 수입 수산물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한 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한우로 만들어 판매했던 육포 세트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 쇠고기 육포 세트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가 가시화하자 농축산연합회 관계자들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5만원어치 한우선물세트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홍보국장은 “과일은 포장 박스 크기를 10㎏에서 5㎏으로 줄인다거나 하면 되지만, 한우는 5만원짜리 선물 세트를 구성하면 박스, 택배비를 제외하고 딱 300g이 들어간다”며 “현실적으로 이게 선물세트로 팔리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연간 11조56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음식업이 8조4900억원으로 가장 큰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 예상했고, 선물 관련 산업(1조9700억원)과 골프장(1조1000억원)도 적잖은 매출 하락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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