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29일 열린 2012 MBC연예대상은 강호동, 황광희, 강소라가 사회를 맡았다. 그동안 강호동은 항상 수상 후보들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시상식 MC로의 모습은 다소 생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대상 후보에서 일찌감치 제외돼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영역 도전이라는 점에서 시상식 사회를 맡는 것도 보기좋았다.
강호동이 진행자석 중간에 서자 세 MC가 화면에 꽉찬 느낌이었다. 진행자석이 그 어느 때보다 좁아보였다. “우리 세명이 MC라는 소리를 듣고 밤마다 악몽을 꿨다”던 강호동의 시상식 진행 스타일은 처음에는 산만한 듯 했지만, 재미와 포인트를 잡아내는 데는 여전히 감각을 발휘했다.
정신이 없는 정도로 빠른 광희의 진행 특성을 살려주면서도 중심을 잡아주고 에너지 넘치는 진행으로 3시간여나 계속된 생방송임에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광희와 치고받고 하는 장면은 다른 시상식 진행자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광희가 “우리도 대상 받자”는 등 천방지축형 멘트를 던지면 강호동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라며 상황을 정리하는 등 만담 개그커플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강호동이 ‘1박2일’이나 ‘무릎팍도사’ ‘스타킹’ 등을 통해 멤버와 게스트로부터 특성을 끄집어냈던 경험이 축적되었기에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강호동은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데는 누구보다 강하다. ‘1박2일’에서 이승기, 이수근의 캐릭터를 살려낸 데에는 강호동의 역할이 적지 않다. 강호동이 이렇게 하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시끄러움’과 ‘오버(Over)’가 수반된다. 처음에는 이런 과장이 억지스럽다거나 떼를 쓰는 것 같지만, 결국 판을 키워 그 상황에 집중하게 만든다. ‘1박2일’에서 별 것 아닌 것을 별 것으로 만들어 사람과 장소와 물건에 대한 인상을 강렬하게 남기는 건 역시 강호동이 잘한다.
강호동의 이런 수법은 이날도 간간히 발휘됐다. 플로어로 내려가 ‘예능 기네스’에 오른 윤종신, 유재석, 박명수와 인터뷰할 때는 그의 재능이 더욱 잘 드러났다.
유재석이 뒷목을 잡자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앙탈을 부렸다. 이어 유재석과 함께 ‘좋아’ 춤을 추고 박명수와 개그토크를 주고받는 장면은 생방송에서도 평범한 진행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강호동은 ‘스타킹’과 ‘무릎팍 도사’에서 1년간의 공백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무릎팍도사’에서 정우성, 전현무, 김상경, 류현진 등을 상대로 유연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스피드 시대에 앞으로 강호동이 이전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평범이 아닌 파격을 자신의 개성으로 만들어내는게 ‘강호동 스타일’이라고 보면 앞으로도 그의 활약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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