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26일 방송된 SBS ‘짝‘의 ‘한 번 더 특집’ 2부는 오랜만에 재미있었다. 남자들은 공공연히 욕망을 드러냈고, 여성들은 은연중 탐색전을 펼쳤다. 전체적인 판을 깨뜨릴 정도의 밉상 캐릭터는 없었다. 하지만 물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욕망과 그 부딪힘은 스릴을 느끼게 했다.

이날 ‘짝'은 드라마로 치면 여자 1호와 여자 3호 주연에 2명의 남자 조연, 나머지는 모두 까메오였다. 여기서 남성들의 애정 공세를 받은 ‘주경야독녀' 여자 3호와 세련된 느낌을 주는 외국계 회사 커리어우먼 여자 1호 위주로 방송하고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는 왜 별로 없었냐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처음에는 커플로 연결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만만한 게 아니다. 어차피 이성과의 관계가 다양하게 형성되는 참가자가 방송분량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하나의 관계라면 재미있게 엮어가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어야 ‘병풍'을 면한다. 그것도 아니면 말을 재미있게 하거나 개인기나 이벤트가 좋아야 방송분량을 늘릴 수 있다.

무려 6명의 남자로부터 대시를 받은 여자3호, 그래서 ‘의자녀' 수준을 너머 ‘공주마마'급 대접을 받았던 여자 3호의 분량을 무슨 수로 줄일 수 있을까. 남자를 볼 때 얼굴을 본다는데 한 명의 남자도 접근하지 않는 여자 4호의 분량을 무슨 수로 늘릴 수 있을까.

‘짝'에 나온 사람들의 스트레스중 하나는 통편집의 굴욕이다. 방송이 끝나고 사람들을 만나면 짝이 이뤄졌는지의 여부보다는 방송분량이 나왔느냐가 더 화제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조연이건 단역이건 엑스트라건, 카메오건 자신의 색채와 개성을 보여주면 성공한 것이다. 조연과 카메오가 분량으로 승부할 수는 없다. 드라마에서도 송승헌과 지상렬은 방송 분량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지상렬의 승부처는 분량이 아니라 개성과 유머다. 드라마에도 ‘주연 잡는 조연'이 있고 ‘미친 존재감'도 있다.

이날 ‘짝'에도 분량은 적었지만 확실하게 자신의 색깔을 보여준 사람이 있다. 서울 법대 출신의 남자 3호다. 그런데 남자 3호는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기는 했는데 부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남자가 밀당을 한다며 여자의 민낯이 별로였다고 지적하는 것은 백전백패 밀당법이다. 최종 선택때 여자 1호가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는 방식은 시청자에게 확실하게 인상을 남겼을지는 몰라도 여성의 마음을 사기는 어려운 ‘돌직구'다.

인기녀 2명이 동시에 접근한 남자 1호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부러워했을 만했다. 그는 여자 3호를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여자 1호의 마음을 캐려고도 했다. 가진 놈이 더 무섭다는 말이 생각났다. 남자 5호는 약간 비굴 모드가 보였지만 일편단심 여자 1호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결국 ‘짝'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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