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국내 농업생산액의 42% 관세철폐前 경쟁력 확보 시급 국가적 육성책·법적 보호장치 축산 전문조직은 시대적 과제
[헤럴드경제]미국의 썬키스트(오렌지), 덴마크의 데니스크라운(양돈), 뉴질랜드의 폰테라(낙농).이름만으로도 익숙한 농업 선진국의 대표적인 협동조합들이다. 이들 세계적인 농업협동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품목별 전문조직이라는 점이다. 이는 세계적인 협동조합의 뚜렷한 발전 추세다. 우리나라 축산업계가 축산부문의 지주회사 설립을 요구하는 것도 이점을 반영한 결과다.
▶축산지주 설립의 당위성= 축산업계는 축산지주 설립은 품목ㆍ축종별 조합으로 전환을 위한 농협개혁 방향에도 일치한다는 입장이다. 농협개혁을 최초로 논의한 1994년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었다. 당시 대통령 자문 농어촌발전위원회는 ‘농정개혁의 과제와 방향’ 보고서에서 품목별 축종별 조합으로 전환을 제안한 바 있다.
현실적으로도 축산지주 부재는 불합리해 보인다. 생산액과 농가수가 비슷한 수협과 임협은 독립된 전문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농업 전문 연구기관인 GS&J 인스티튜트가 지난 6월 축산업계 설문조사 결과 축협조합장의 99%가 축산특례 유지 및 축산지주 신설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계는 정부조직 개편에서 ‘농림수산식품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꾼 취지에 부합되게 축산전문조직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축산 전업농 비중이 급속 확대돼 그 필요성을 더 커졌다. 한육우의 경우 1990년에 0.2%이던 것이 2014년에는 14%로, 젖소는 2%에서 71.5%로, 돼지는 0.3%에서 55.6%로, 닭은 0.2%에서 62.2%로 증가했다.
▶FTA시대에 걸맞는 육성책 필요= FTA 체제에서 축산업은 분명 국가간 경쟁부문이다. 따라서 이에 걸맞게 더 강력한 육성책과전문조직은 필수다. 축산은 국내 농업생산액의 42%를 차지하는 농촌경제 주요 소득원이자, 성장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국가적 육성지원이 필요한 산업이다. 농업내 축산업비중은 2001년 34.4%(8.3조원)에서 2014년에는 41.8%(18.8조원)이었고, 2025년에는 42.8%(21.3조원)이 될 전망이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농림업 상위 10대 생산물 중 6개 품목이 축산물이다. 미곡이 8조2000억원으로 1위지만 돼지6조6000억원, 한우 4조원, 우유 2조3000억원, 닭 2조원, 계란 1조8000억원 등이다.
축산농가 소득은 8000만원으로 농업소득 3천700만원의 두배, 도시근로자 5천800만원을 능가한다. 또 한국농수산대학 중소가축학과(양계·양돈) 졸업생 평균 연소득도 전체 졸업생 평균연소득 8500만원의 두배인 1억8000만원이다.
축산업계는 FTA로 축산물 관세가 철폐되는 향후 10년이 우리 축산업 부흥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이때까지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축산 전문조직을 확대해야 한다고 것이다. 축산업은 FTA 최대 피해산업일뿐만 아니라, 관세철폐 전에 경쟁력 확보는 필수다. 농업피해액중 축산비중은 EU 93%(2.5조원), 미국 60%(7.3조), 캐나다 85%(0.4조)로 돼 있다. 미국산 쇠고기 관세는 2012년 40%에서 2026년에 0%로, 향후15년간 단계적 철폐를 하게 된다.
따라서 축산업을 개방화시대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농협축산경제’의 역할과 책무를 강화하기 위한 축산전문 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은 더 커진다.
▶경제지주(단일)내 축산특례 유지= 농협경제지주회사내 축산부문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 축산특례를 현행처럼 농협법으로 명시하고 축산경제대표 또한 ‘조합장대표자회의’에서 선출ㆍ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축산이야 말로 FTA 시장개방시대 성장유망 품목으로, 국가적 육성이 필요하고, 축산인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률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농협법 개정시 정부는 특례폐지를 추진했으나, 국회에서 현행을 유지하게 했다. 정관에 위임하면 내부 의사결정 구조상 언제든지 쉽게 변경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농협경제지주 이사회에는 9명의 멤버 중 1명의 축협조합장이 참여해 축협의 이익에 배치되는 의사결정시 반대의견 관철이 불가한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내 축협부문의 구성비율은 전체 1132개 중 139개, 총 27명의 이사 중 고작 4명에 불과하다.
경제지주는 농협법에 근거해 설립된 조직으로 지주의 조직과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도 농협법에 명시 가능하며, 정부의 입법예고안도 경제지주의 목적, 임원, 사업, 자금, 평가, 정관인가, 감독 등을 농협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입법정책상 취지를 보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권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소수인 축산농가 권익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지주 농경대표와 형평성 제고= 축산대표는 축산인 대변자 역할을 한다. 경제지주의 대표이사는 전문경영인(CEO)보다 조합의 권익대변을 위한 ‘대표자 역할’이 더 강하다. 사업만 하는 지주의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역할이 적합하나, 경제지주 대표는 조합 지도·지원 등 축협사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금융지주는 사업만 함에 따라 경제지주와 다르다. 일선조합에서는 상법상 회사인 경제지주가 수익만 추구, 조합사업과 경합이 커질 것을 우려해 지주회사 폐지를 주장하는 여론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문경영인은 경영성과에만 연연해 조합사업 성과에는 소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축협조합장에 의한 추천방식을 임명(임원추천위원회)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민의를 왜곡할 우려가 크다. 민주성 원칙에 위반이라는 것이다. 축산경제대표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시 민의(축산농가)보다는 임명권자 의중을 우선시하게 됨으로써 조직운영의 자율성 훼손도 우려된다.
‘축산특례’는 2000년 농·축협중앙회 통합시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을 합헌으로 판결한 핵심근거 조항으로 삭제시 위헌 소지가 농후해진다. 2009년과 2011년에도 정부에서 삭제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그대로 존치토록 결정했다.
형평성 차원에서 현재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임명되고 있는 농업경제대표도 축산경제대표와 같이 ‘조합장대표자’에 의해 추천해야 한다는 게 축산업계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황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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