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 동남아 포용·TPP로 中 압박

시리아문제 등 단독행동 나선 中 이집트에 2억弗 신규차관 제공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 전략을 선택, 중국을 견제·포위하려고 하자 중국이 미국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는 중동지역을 파고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新)G2 시대가 개막되면서 아시아와 중동이 오바마와 시진핑(習近平)의 ‘힘 겨루기’ 장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 지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행기를 타고 아시아의 신흥국가나 남미로 날아갔다”면서 “미국이 아시아로 발길을 돌릴 때 중국은 중동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3월 리비아 사태 때 오바마는 브라질로 가는 길이었고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습해 긴장이 고조됐을 때도 그는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로 가는 도중이었다.

오바마는 이미 집권 1기 후반 아시아와 중동에서 ‘2개의 동시전쟁’ 전략을 폐기하고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동남아 국가들을 포용하면서 군사·경제·외교적으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이다.

오바마는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동남아 3개국을 방문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큰 미얀마에선 인권투사 아웅산 수지를 만나는 등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복원해 중국의 고립을 노리고 있다. 또한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배제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미·중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영유권 분쟁이다.

미국이 아시아로 ‘도피’하면서 중동을 잊어버리려는 그 사이 중국은 중동으로 가고 있다.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사태에서 중국은 미국 주도의 서방국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시리아 담당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의 각측이 교전을 중단하고 조기에 정치적 해결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4가지를 제안했다. 중요한 것은 제안의 내용보다는 중국이 시리아 문제에 있어 ‘중국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에 큰 국가이익이 걸려있는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시리아에 군사기지도 없고 군사고문을 파견한 적도 없다.

그러나 이제는 중동문제에 있어 중국은 러시아의 뒤에 숨지 않고 ‘단독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방중 역시 이집트 친미노선의 종언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각국의 민주화시위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무르시가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택한 것은 중국을 중시하는 중동지역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선물로 이집트에 2억달러의 신규 차관을 약속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를 중시하고 있으나 ‘석유 자원의 보고’인 중동의 자원패권은 내려놓기 힘든 카드다.

반면 중국은 친이란 입장에 서서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27일 홍콩 원후이바오(文匯報)는 앞으로 아시아와 중동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전보다 각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