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직무태만으로 볼 수 없다”
동료 직원을 협박ㆍ희롱한 공익근무요원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당 경찰관을 징계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경찰관에게 그러한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곽상현)는 광주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소속 권모(39) 경정이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6월 같은 경찰서에서 행정업무를 보조하는 공익근무요원 A모 씨는 트위터에 다른 여직원을 협박ㆍ성희롱하는 글을 올린 것이 문제가 돼 해당 글을 삭제한 뒤 타부서로 전출당했다. 권 씨는 부하직원으로부터 이러한 조치를 보고받은 뒤 피해 여직원들을 다독이는 선에서 무마했다.
하지만 불만을 품은 A씨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여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로 찾아가 집기를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리자 경찰청장은 권 씨에게 견책처분을 내렸다. ‘공익근무요원 관리매뉴얼’에 따라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병무청에 통보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권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권 씨는 해당 공익근무요원에 대해 독자적으로 병무청장에게 근무 행태를 통보하고 경고장을 발부할 권한을 갖지 않고 있다”며 “대신 직속 상관에게 이를 보고하고 관련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A씨를 다른 부서로 전출시키는 등 자신의 감독의무를 충분히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 씨가 직무를 태만히 하는 등 경찰공무원으로서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권 씨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