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한국이 올해 국가별 무역규모에서 이탈리아를 앞서 8강 진입에 성공하게 됐다. 재정위기가 닥친 유럽의 전통 무역강국들을 하나씩 추월한 한국은 지난해 벨기에를 앞지르더니 올해는 이탈리아, 내년에는 영국을 제물로 삼을 테세다.
21일 헤럴드경제가 세계 주요국 무역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올해 세계 무역규모 순위에서 지난해에 비해 한단계 올라 8위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수출 4554억달러, 수입 4331억달러로 총 무역액은 8885억달러다. 작년동기(8974억달러)에 비해 1% 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 시점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지만 지식경제부(내달 8일)와 무역협회(내달 10일)의 1조달러 돌파 예측시점만 차이가 날 뿐,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는 확실한 상황이다. 침체를 거듭하는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을 펼친 셈이다.
반면 지난해 무역규모 8위였던 이탈리아는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모습이다. 지난 9월까지 수출은 작년대비 5.8% 줄어든 3711억 달러, 수입은 무려 14.4% 급감한 3660억 달러를 기록해 무역규모 7371억 달러를 기록했다. 9월 기준 7978억달러를 기록한 한국에 607억달러 뒤진 것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한국에 8위 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 1조달러 달성도 불가능하다.
그리스 스페인 등과 함께 유로존 핵심 위기국인 이탈리아는 2007년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2010년 연속 탈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1조달러 클럽에 복귀했다. 기반이 튼튼한 중소기업들의 선전으로 다시 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이었지만 결국 한국에게 8강 자리를 내주게 됐다. 원인은 정치권의 선심성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이다. 베를루스코니 정권하에서 10년 넘게 지속됐던 빈곤층 복지확대, 부유층 감세 정책이 결국 독이 됐다. 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월수입 992유로(한화 약 149만원) 이하의 빈곤층이 전체 가정의 11%에 달하고, 30%에 달하는 청년실업률은 떨어질 낌새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다음 목표는 과거 전세계 경제의 중심이던 영국이다. 올해 9월까지 무역액 8573억 달러를 기록해 1조달러 클럽에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영국이지만 2010년에는 1조달러 아래로 미끄러진 바 있다. 내용을 보면 수출은 작년동기 대비 5.5% 줄어든 반면 수입은 오히려 1.1% 늘어나 무역수지는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무역당국 관계자는“올해는 한국이 영국을 앞지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탈리아와 벌린 격차보다도 영국과의 격차가 오히려 더 적다”며 “내년에는 영국을 추월하는 것도 기대할만 하다”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