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선영 참배 미정 속 대응 방안 고민
삼성 측 선영엔 정문, 후문 개념 자체가 없고, 최단 거리를 안내한 것
재계 “집안 싸움 언론에 알린 건 아쉬워”
[헤럴드경제=홍성원ㆍ홍승완 기자]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25주기 추모식 참여 형식과 관련해 삼성과 CJ그룹 간 감정싸움이 거센 가운데 CJ 측은 선영 정문 돌파를 위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삼성도 “굳이 CJ에 양보를 해야 하나”라고 맞서 추모식 당일(19일) 양측의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위상이 높은 두 그룹의 기싸움은 지난 2월 CJ의 이맹희(이병철 회장의 장남) 명예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소송의 연장선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5일 CJ에 따르면 오는 19일 경기도 용인에서 진행될 호암의 추모식에 이재현 CJ회장의 참석 여부는 미정인 상태다. CJ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선영으로 통하는 정문을 이용할 수 없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생전 가옥인 한옥도 쓸 수 없다고 통보한 건 사실상 다른 형제와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정문 통과를 강행하는 실력행사를 할지, 후문으로 갈지, 추모식 자체를 보이콧할지 등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만해도 이재현 회장의 비서실이 호암 선영을 사전 답사해 그의 추모식 참석이 기정사실화했으나, CJ측은 선영으로 통하는 정문이 막히고, 선영 주변 한옥 사용도 불가하다는 걸 직접 확인하고 이례적으로 언론에 선영 일대 조감도와 동선을 공개했다.
CJ 관계자는 “조감도를 봐도 지난 24년간 다니던 길이 정문인데 여길 막겠다는 건 이건희 회장의 지시가 아니냐”고 말했다.
그간 추모식엔 이건희 회장, 이재현 회장 등이 함께 참배했고, 이병철 회장의 맏며느리인 손복남 CJ고문이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왔다고 CJ는 주장했다.
삼성의 입장은 CJ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선영엔 정문, 후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며, 올해엔 가족모임을 하지 않기로 사전에 합의됐기에 한옥 사용도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선영 내 동선은 호암재단에서 안내한 것으로, 그쪽이 선대회장 묘소에서 도보로 10m인 최단 거리”라며 “특히 한옥은 선대회장이 말년에 거주하던 곳으로, 제수를 준비하던 곳이 아니고, 명의도 에버랜드로 돼 있는 사유지인데 굳이 한옥을 쓰려는 의도가 뭔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CJ측은 지난 봄 한식 때도 한옥을 쓰지 않고 제수 준비도 사전에 해왔다”고 덧붙였다.
삼성 측은 이와 더불어 성균관 등에 제례 형식과 관련한 문의를 한 결과, 제사는 가족들이 집에서 지내기 때문에 선영 참배를 각 그룹에서 알아서 하면 된다는 조언을 받아기 때문에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통보한 내용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그룹의 싸움을 지켜보는 재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굴지의 기업들이 호암 선영 참배를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게 안타깝다”며 “소송전을 벌이는 것도 좋지 않은데 참배를 위한 동선 등을 놓고 왈가왈부 하는 모습을 언론에 먼저 알린 쪽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heraldcorp.com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