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2010년 비정규직 정년 60세 보장 권장 지침 하달
-서울 시내 중ㆍ고교 절반 ‘정년 60세’ 지침 무시 …같은 학교 비정규직도 서로 정년 달라
-학교비정규직노조 잇따른 교섭 실패…9일 총파업 결의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서울 은평구 A중학교에서 20년 동안 행정실 세입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B(57)씨는 올 해 11월이면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0년 일선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비정규직의 정년을 60세로 보장하라는 권장 지침을 하달했지만 A 중학교는 이를 따르지 않고 정년을 57세로 적용하고 있어서다.
심지어 57세 정년기준을 적용해도 11월까지 일을 할 수 있지만 학교 측은 지난 4월 A 씨와 같은 보직에 기능직 공무원을 발령냈다. 퇴임을 7개월이나 앞두고 있는 시점에 후임자를 고용한 셈이다. A 씨는 “학교 측은 정년 60세 권장 지침을 따르기는 커녕 후임자를 채용해 사실상 해고 압박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A 중학교는 다른 비정규직 직원에게는 정년 55세 기준을 적용해 지난 9월 해고하기도 했다. 급식 조리종사원 C(55)씨는 지난 9월 말 학교 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계약 기간이 2013년 2월28일까지였고, 정년 57세 지침을 적용해도 아직 2년이나 남은 상황이었다. C 씨가 반발하자 학교 측은 ‘정년해고에 동의하면 일용직 신분으로 근무를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C 씨는 현재 학교장을 서울지방노동청에 고소했다.
학교마다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정년 기준 적용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A중학교의 사례처럼 같은 학교에서도 직원 마다 적용되는 정년 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각급 학교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년을 60세로 권고 했으나 이를 지키는 학교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고용 권한이 학교장에게 있다보니 학교마다 ‘아전인수’ 식 기준 적용으로 정년 차별 및 부당 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5일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의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중.고교 26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정년 60세 지침을 적용하는 곳은 130곳으로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 서부, 성북, 북부교육지원청 관내 학교는 단 한 곳도 이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A중학교 이외에도 서울 D고등학교는 조무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을 정년 57세를 적용해 지난 8월 말 해고했으며, 서울 E 초등학교와 F 초등학교는 조리종사직 비정규 직원을 정년 55세를 적용해 해고했다.
학교 측은 정년 기준을 60세로 확대 적용할 경우 예산이 부족하고, 학생 교육 환경을 저해한다는 이유를 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같은 교육청 산하에 있는 학교들마다 정년 기준 적용이 제각각인 상황은 형평성에 맞지 않으며 부당한 정년 차별이라는 게 비정규직 직원들의 주장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지난 8월부터 ‘정년 60세 보장’ 및 ‘학교장이 아닌 교육감의 비정규직 직고용’을 주장하며 시교육청과 단체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답보상태다. 노조는 민주노총 전국교육기관회계직노조연합회 학교비정규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등과 함께 오는 9일 전면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태 의원은 “일부 학교장들의 차별대우로 비정규직들이 피눈물을 쏟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정년 60세 지침을 권장 사항이 아닌 의무 사항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