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윤희ㆍ조민선 기자〕야권 단일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국 주도권을 틀어 쥐기 위한 대선주자 빅3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정치가 장난이냐” “정치가 당연히 장난이 아니죠. 그분들 장난으로 했을지 모르겠지만” “노무현 투” “예의없다”는 말이 난무하는 포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단일화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세명의 주자가 한데 뒤엉켜 피 튀기는 ‘백병전’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은 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10일까지 이전투구식 신경전으로 국민관심 집중시키고 11월 말까지 경선이냐 여론조사냐 단일화방식으로 논박을 벌일 것이다. 이는 단일화 효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꼼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10년전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세력확장을 위해 권력투쟁에만 시간 보내서 당이 두개로 쪼개지고 심한 배신감 느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손잡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며 과거까지 들먹이며 문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문 후보를 향해 “‘노무현 투’라고 하는게 확실하다”며 “간데마다 자기 고향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지역감정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또 “투표시간 연장 갖고 국회에서 법 제안돼 있고 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명운동 국민청원 한다고 하니, 거리정치 장외정치 선동정치를 하고 있다”며 문 후보와 안 후보를 싸잡이 비난했다. 전날 “정치가 장난이냐”며 새누리당을 향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문 후보에 대해 연일 포격을 퍼붇고 있는 것이다.
문 후보측은 양 손에 ‘쌍칼’을 들고 박 후보와 안 후보를 향해 총돌격하는 모습이다. 지난 31일 ‘먹튀방지법’을 전격 수용한 뒤 NLL 논란이 정중앙인 강원도 고성을 찾은 문 후보는 연일 거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후방에 있는 캠프도 일사분란하게 공격 대오를 갖추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5일부터는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1300만명 서명운동에도 돌입하며 새누리당에 대한 압박 강도도 높이고 있다.
김민영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 캠프에서 열린 본부장단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자꾸 번복 하고 오히려 국민을 우습게 알면서 자신의 말을 뒤바꾸는 것을 장난스럽게 받아드리는 것 같은데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박근혜 후보가 이에 답하는 것이 예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부겸 선대위원장도 “후보단일화 폄훼는 도가 지나친 것 같다”며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우리 정치권의 잘못된 평가뿐만 아니라 조금은 파렴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한자성어로 박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백병전은 단일화를 둘러싼 문 후보와 안 후보 진영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단일화 시기와 방법에 대한 양측의 기싸움은 이제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모양새다. 심지어 서로가 말꼬리를 물어 늘어지는 혈전도 반복되고 있다.
안 후보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지난 1일 “요즘 야권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박 후보와 새누리당 입장에서 안 후보가 본선에서 가장 두려운 후보라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여론조사시 안 후보에게 불리한 ‘새누리당 역선택’ 부분을 배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예의없는 언사”라고 반발했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도 “모바일 경선은 사람들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어 여론조사보다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투표를 포함한 국민경선을 단일화국면에서 도입해야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정말 승리를 원하는지, 정권교체가 목표인지, 그렇다며 이렇게 겸손하지 못하게 접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