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위 부주석에 첫 공군출신…판창룽·쉬치량 임명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인민해방군을 장악하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처음으로 공군 출신 장성이 임명되면서 육군 중시의 군 전통에 변화가 일고 있다. 또한 중국 군부와 관계가 좋은 시진핑(習近平)의 집권으로 향후 중ㆍ미 관계가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4일 오후 나흘간의 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 전회)를 폐막하면서 군 최고 지휘사령탑인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쉬치량(許其亮) 전 공군 사령원(사령관)과 판창룽(范長龍) 지난(濟南) 군구 사령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번 군사위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으로 육군 출신이 군사위 부주석직을 독점하던 관례가 깨진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판창룽의 경우 이례적으로 중앙군사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부주석직에 올랐다.
쉬치량은 조종훈련병 출신으로, 그가 군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2년 마흔두 살의 나이에 14차 당대회 중앙후보위원으로 선출되면서부터다. 2년 후 공군 참모장이 됐고 선양(沈陽) 군구 공군 사령원 등을 거쳐 2007년 공군 사령원에 오르며 중앙군사위원이 됐다. 그는 공군 현대화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판창룽은 1969년 선양(瀋陽) 군구 제16집단군에 일반 사병으로 입대했고, 2000년 선양 군구 참모장이 됐다. 2003년 량광례(梁光烈) 당시 총참모장 밑에서 총참모장조리로 일하다 2004년 지난 군구 사령원이 됐다. 그는 군내 파벌 중 하나인 ‘동북군벌’의 핵심 구성원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애초 유력한 군사위 부주석 후보로 거론됐던 창완취안(常萬全) 국방부장을 제치고 그가 부주석이 된 것은 파벌 간 균형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군 출신이 군사위 부주석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육군을 중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움직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아시아ㆍ태평양 회귀를 선언한 미국에 대항하려면 전투기ㆍ미사일ㆍ군함 등 현대식 장비의 확충이 불가결하다는 인식이 군 지도 체제에 반영되면서 생긴 변화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은 스텔스전투기ㆍ항공모함 등 군 장비의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스텔스전투기 ‘젠(殲)-31(J-31)’의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언론은 J-31이 중국 항모의 차세대 함재기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차기 중앙군사위 구성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제 관심의 초점은 후진타오가 과연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사례처럼 군 통수권을 갖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에 모이고 있다. 후 주석의 최근 군 인사 내용을 분석해보면 측근을 통해 군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국 군부와 돈독한 관계인 시진핑의 집권에 긴장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이 후진타오보다 군부와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시진핑 집권 10년 동안 중ㆍ미 관계에서 중국 군부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신문은 미국 외교전문가들을 인용, 최근 4개월 동안 중국이 아시아에서 보여줬던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인 태도가 시진핑의 집권 10년 동안 유지될 것이고, 중국의 이런 외교 정책은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