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이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지 1달째.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흘러들며 주요 신흥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타 신흥국과는 달리 우리 증시는 기대했던만큼 외국인 자금의 유입으로 인해 증시가 오름세라며 미소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흥국 주요 증시 7% 오르는 동안…=22일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21일까지 한국을 비롯,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태국 등 글로벌 신흥국 주요 증시의 상승세를 비교해 본 결과 평균 6.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 지수는 8.10% 올랐다.
지난달 24일 3.09%의 폭락을 경험한 코스피(KOSPI)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20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2000선 초반에서 7일째 공방중이다.
3일 간의 내림세가 이어진 21일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는 4.51%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신흥국 평균이나 MSCI 신흥시장 지수와 비교해 저조한 수치다.
반면 블룸버그에 따르면 동일 기간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9개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13.04%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수가 7.91%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고, 대만 가권지수가 6.84%,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6.47%, 태국 SET 지수가 6.33%, 베트남 호치민 VN 지수가 6.25%, 인도 센섹스 지수가 4.97% 올랐다.
신흥국 가운데선 러시아 RTS 지수만이 코스피보다 못한 3.88%의 지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흥시장 유동성 장세(?)=신흥시장이 강세를 보인데는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심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심리는 선진국 금융당국의 우호적인 통화정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과 채권이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경기부양 기대가 있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예상 시점이 후퇴했고 브렉시트 이후 2주 동안 주식형 펀드 중 신흥국 펀드로의 유입액 비중이 16%였다”고 분석했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7월 중후반 예정되어 있는 주요 선진국들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의 기대치에 어긋나는 발표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신흥국 증시는 3분기 중 올해 고점 경신이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신흥국에게 우호적인 대외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신흥국들의 펀더멘탈 개선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와 변수는=코스피 역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투자에 힘입어 브렉시트 이후 오름세를 보였다.
브렉시트 결정 다음날인 27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2조6039억원(4954만주)이었다. 김영환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 기대감이 8월까지 유지될 수 있고 신흥국과 한국 주식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무조건 낙관만 해서는 곤란하다.
여전히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고, 증시를 지탱해오던 외국인 매수세도 글로벌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을 주시하며 한풀 꺾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은 유동성 장세 연장을 기대할만하다”면서도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기조에 대한 시장의 시각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3일 간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약화되면서 하락했다. 강세 국면에서 2000포인트를 넘어섰던 13일 외국인 순매수는 1426만주, 5810억원에 달했으나 21일은 214만주 440억원에 그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차익실현에 따른 수급 부담 및 상승 모멘텀인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8~29일 일본중앙은행(BOJ) 금융정책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코스피는 숨고르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선진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나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책 결과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변수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주목해야할 변수는 선진국 통화정책회의 결과”라며 “올해들어 시장의 기대와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회의 결과 간의 괴리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g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