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기자]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식회사 측이 적자의 원인으로 지적된 실시협약조건 중 선순위채 이자율을 7.2%에서 4.9%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1800억원이 넘는 누적적자의 주범으로 꼽혔던 높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8.9%)과 후순위채이자율(15%)등 나머지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변경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요금인상과 불공정 계약조건을 놓고 서울시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측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민간투자사업 행정사무조사특위(위원장 김인호ㆍ민주통합당)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지하철9호선과 우면산터널의 불공정 협약체결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행정사무조사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과 정연국 서울시메트로9호선㈜대표를 비롯해 메트로9호선㈜ 2대 대주주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자투융자회사(MKIF)의 조대연, 송경순 감독이사 등 14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특위는 이들 증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협약의 불합리한 규정과 후순위채 중심의 기형적인 경영구조,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제공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재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연국 서울시메트로9호선㈜ 대표는 “시민 부담 최소화할 수 있다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초기협상은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지만 변화된 상황에 맞춰 협약을 수정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기존 ‘재협상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지난 5월 이후 반년 가량 끌어온 서울시와의 공방이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취재 결과 서울메트로9호선㈜이 재협상의사를 밝힌 부분은 실시협약 내용 중 선순위채권이자율 7.2%부분이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측은 이 금리를 4.9%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영 3년간 1820억원의 누적적자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 지적되고 있는 8.9%의 최소수익보장률과 15%의 후순위채권 이자율에 대해서는 ‘재협상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9호선㈜은 시와 맺은 실시협약에 따라 금융기관 등에서 돈을 빌릴 때 최고 이자를 선순위는 7.2%, 후순위는 15%까지 지급할 수 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회사는 현대로템(지분율 25%)에 이어 지분 24.5%를 보유한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2대 대주주다. 3대 주주는 신한은행(14.9%)이다. 메트로9호선㈜은 공사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4960억원을 빌렸다. 이 중 668억원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회사, 신한은행 등 5곳에서 후순위대출 고정금리 15%를 약속하고 차입했다. 고금리 이자는 재무적 투자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사업자측에서 보자면 재정악화 주 요인이다. 지난해 메트로9호선㈜ 측은 시로부터 2010년분 운임수입 보조금 326억원을 받고도 당기순손실 4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6억원에 불과했지만 이자비용으로만 461억원이 들었기 때문이다.
메트로9호선㈜은 지난 2009년 개통 후 지금까지 차입금에 대한 이자만 747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하면 670억원으로 영업 외 비용 총합(999억원) 중 67%나 차지한다. 전체 손실액 1881억원 가운데 35.6%에 달한다.
메트로9호선㈜의 계약조건 변경의사에 대해 서울시는 “ ‘눈가리고 아웅식’ 답변”이라며 현재로선 재협상에 응할 뜻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MRG와 후순위채권금리 등 갈등의 실마리가 될 알맹이는 쏙 빠진 보여주기식 답변”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재협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법정소송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아직까지 재협상하자는 제의도 없었고 이대로라면 서울시도 협상테이블에 나설 생각이 전혀없다. 협상이 늦어질 경우 아쉬운 쪽은 현재 요금을 유지해야 하는 9호선 측”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당초 지난 9월 중순께 서울시가 메트로9호선㈜측에 지급해야 했던 지난해분 운영적자 보전금(430억원) 지급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시 측은 “9호선㈜ 측에서 요청한 430억원이 적정한지, 과다책정된 것은 없는지 추가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연내 지급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시의회 민간투자사업 행정사무조사특위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9호선과 우면산터널 등 민자사업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