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화제의 인물이 된 모옌(莫言)은 지난 200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괴테와 베토벤이 나란히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맞은편에서 귀족들이 대거 몰려왔다. 베토벤은 가슴을 쫙 펴고 아무 일 없듯이 귀족들 사이를 지나갔다. 반면 괴테는 길 옆으로 물러나서 공손하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다. 젊었을 땐 베토벤이 용기 있는 사람이고 괴테는 시시한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괴테의 행동이 베토벤보다 더욱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옌의 이런 생각은 중국에서 탄압받고 박해받는 반체제 지식인들에게는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중국의 자유지식인들은 모옌이 문학 검열에 참여하기도 한 어용(御用)작가이고 체제에 저항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한다.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모옌은 늘 정부 편에 서왔던 사람”이라면서 “그가 노벨상을 탄 것은 문학에 대한 모독이자 노벨상 선정위원회의 치욕”이라고 비난했다.

논쟁은 온라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축하와 환영의 글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중·일 간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 속에서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겼다는 민족적 자존심도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반면 일부는 신중하고 비판적인 글을 올리고 있다. 저명한 칼럼니스트 자오추(趙楚)는 “개인적으로 축하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면서 “노벨상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래저래 파장이 커지자 모옌은 조금씩 항변의 말을 내놓고 있다. 그는 “침묵 또한 일종의 자유”라면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글 쓰는 것이지 모두가 루쉰(魯迅)처럼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진 않지만 나의 작품은 정부와 사회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라면서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모옌의 수상을 놓고 ‘말’들이 많다. 그런데 정작 모옌(莫言)은 ‘말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왜 ‘말이 없다’는 뜻의 모옌을 필명으로 택했을까. 그는 지난 2008년 스페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래를 밝혔다.

“누구에게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세월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문화대혁명 시기 농민 계급이었던 우리 집은 풍파를 겪지는 않았으나 아버지는 내가 혹시 말을 잘못해서 화를 입을까 걱정했다. 어렸을 때 나는 말이 많아서 종종 화(禍)를 불러오곤 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에게 말을 하지 말고 벙어리가 되라고 조언했다.”

조만간 시진핑(習近平)을 정점으로 하는 새 지도부를 맞게 될 중국은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다. 보시라이(薄熙來)의 실각, 신 좌·우파의 이념대결, 경기 둔화, 민주화 욕구 등이 겹치면서 중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진다. 모순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현실에서 그가 앞으로도 입을 계속 다물고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