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매각 관련 직접 나서자니 ‘정수장학회=박근혜’ 고착화 우려

민주당 공격 마냥 방치하다간 의혹 부풀려져 대선 위협 요인

한쪽선 장학회 이사진 사퇴요구 한쪽선 NLL물타기 정치공세 맞불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위원장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야권에서도 박정희 시대의 ‘장물’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후보의 입장이 난처하게 생겼다.

자신이 적극 나서서 해결하자니 그동안 “나와 정수장학회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뒤엎고 관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자니 야권의 ‘정수장학회=박근혜’ 공세가 대선정국을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엿보여 이도저도 곤란한 상황이다.

일단 새누리당은 정수장학회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은 삼가고 있다. 지난주 말 불거진 정수장학회의 언론사(MBCㆍ부산일보) 지분매각 논란 관련, “박 후보와 정수장학회는 관계가 없고, 이번 사건 역시 정수장학회와 MBC 사이에 불거진 문제이지 박 후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거리를 둬온 상태에서 섣불리 나섰다가는 야권에서 원하는 ‘좋은 일’만 시켜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열린 `2012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대회`에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당,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후보가 모두 참석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 매경미디어그룹이 함께 주최한 `2012년 과학기술 나눔마라톤 대회`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박근혜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13일 열린 ‘2012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마라톤 참가 시민과 어울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3일 열린 `2012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대회`에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당,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후보가 모두 참석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 매경미디어그룹이 함께 주최한 `2012년 과학기술 나눔마라톤 대회`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박근혜후보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13일 열린 ‘2012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마라톤 참가 시민과 어울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야당의 공세를 마냥 방치하다가는 의혹이 부풀려져 박 후보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선대위 내부에서도 정수장학회 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정수장학회의 문제점은 최 이사장과 박 후보의 연관성으로 오해가 생기는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에게 넘기고 그만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법률적으로는 박 후보가 할 말이 없다. 정서적인 문제가 남아있으므로 그런 방향으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가 이사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특히 정수장학회와 MBC 지분 매각대금으로 PK(부산경남) 복지사업을 하려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 정수장학회가 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야당의 정치공세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민주당이 이 문제를 대선주자와 연관시켜 언급하는데, 이는 순전히 영토주권 포기나 북한 핵 대변 등의 의혹을 묻기 위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개회 직전 문재인 후보가 '일자리 문'을 열고 들어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훈기자 rosedale@ 2012.10.15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5일 청바지 차림으로 전국 상공인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개회 직전 문재인 후보가 '일자리 문'을 열고 들어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훈기자 rosedale@ 2012.10.15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5일 청바지 차림으로 전국 상공인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민주당이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발언으로 궁지에 몰리자 정수장학회를 의도적으로 쟁점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 논란의 국정감사를 요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상임위-원내대표단 간담회에서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의혹과 관련해 “아버지가 착취한 재산을 팔아서 선거운동에 불법적으로 쓴다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문방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정수장학회는 5ㆍ16장학회, 박정희ㆍ육영수장학회, 박근혜장학회, 박정희 가문 장학회다. 매각 관련 모든 책임은 박 후보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며 “최 이사장, 김재철 MBC 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이 당장 자진출석해서 국감 증언대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선ㆍ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