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상반기 미수금 5조4천억 연료비 연동제 사실상 무용지물
고임금에 성과급·특혜까지… 공기업 자구 노력 미흡 비난도 부실경영 요금인상으로 전가
“사실 다음 정권만 바라보고 있어요. 언젠가는 터질 요금폭탄인데 다음 정권 초부터 단계적으로 올려야하지 않겠어요?”
당연히 올렸어야 할 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해 점점 불어난 ‘공공요금 미수금’이 시한폭탄이 됐다. 전기료와 가스요금으로 시작되는 공공요금 인상이 물값, 지역난방비에 이어 택시비, 버스비 등 공공요금 전방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상반기까지 미수금이 5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전력공사는 1조7393억원이다. 이들 공기업은 이렇게 많은 미수금이 쌓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현 정부의 과도한 물가인상 억제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연료비연동제란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전기와 가스 등 주요 에너지의 요금을 유가와 환율 추이 등을 고려해 등락하게 만든 요금제다. 하지만 정부는 갑작스런 이들 요금의 급등락이 예상될 때 국민 생활경제의 혼란을 막기 위해 연료비연동제 유보를 명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지난 2008년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급등하는 등 에너지 발전 원가가 치솟은 데 반해 현 정부 들어 서민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료비연동제가 계속 유보되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998년 8월부터 연료비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현재 누적 미수금은 809억달러에 그쳤지만 현 정부 첫해인 2008년 3조4549억원으로 급증했고 이는 꾸준히 늘어 올해 상반기 5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했지만 한 달도 시행해보지 못하고 정부의 유보 조치를 받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누적 미수금은 1조7393억원이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얼마 전 있었던 한전 소액주주 28명의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심정적으로는 소액주주들이 이기기를 바랐다”면서 “그래야 정부의 과도한 물가인상 억제책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고 최소한 원가만큼이라도 요금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렇게 원가도 못받는 요금체계를 수년째 이어오면서도 내부 자구노력조차 미흡했던 데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2012년도 국정감사를 통해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 부채규모 상위 10위의 공공기관 중 상당수는 수백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대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의원은 “공기업이 가뜩이나 임금을 많이 받는다고 비판을 받는데, 이런 특혜까지 주는 게 국민의 상식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들 공기업이 미수금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요금인상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에 “공기업 내에서 먼저 자구노력을 한 이후 요금인상에 반영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