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절약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에너지를 많이 공급하여도, 절약하지 않으면 가난한 에너지 국민이 된다.
올해도 위험한 고비는 간신히 넘어간 듯하다. 여름 내내 전력 수요의 증가로 전력 당국은 살얼음판 위에서 전력 공급과 전쟁을 해야 했지만 사고 없이 지난 것이다. 하지만 향후 몇 년 동안 발전소 완공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 기간 계속 깨지기 쉬운 얼음 위를 지나가야 할 것 같다.
전력 수요가 아주 높을 때 산업체가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협조를 받아서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전력소비 절약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력 위기상황에서 정부가 절약을 외치고 광고를 하여도 국민들의 참여 의식은 여전히 낮은 것 같다. 백화점은 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을 가동하고, 간판의 조명은 휘황찬란하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서 물품 구입은 절약하면서 전기 절약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에너지 효율이나 절약에 관한 한 아직 갈 길이 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1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하기 위해 일본이 에너지를 1만큼 사용한다면 한국은 3.2를 사용하고, 유럽연합(EU)은 1.9, 미국은 2.0을 쓴다고 한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매해 여름ㆍ겨울철에 전력난을 겪고 있는 에너지 빈국이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아끼겠지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에너지 절약을 행동으로 옮길 때다.
에너지 절약 방법 가운데 하나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인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10%의 전기절약을 의무화했는데, 국민들의 적극적인 전기절약 실천으로 기존 전기사용의 15%를 절약하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하여 세계 각국은 건물 효율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너지 절약과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생태 행동 포인트(Eco Action Point) 제도를 전방위로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이나 건물의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주택 에코 포인트 제도이다. 환경친화적 주택의 신축이나 개축 시에 최대 30만포인트까지 지급하고 이러한 포인트는 에너지절약상품, 지역 토산품, 상품권 등으로 교환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건물의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하여 그린 마크(Green Mark)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수도 효율, 환경 보호, 실내환경 질, 기타 녹색 혁신으로 분류해 점수를 매긴 후 등급을 부여한다. 싱가포르는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건물의 80%를 그린화한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효율이나 절약은 흔히 ‘보이지 않는 유전 개발’이라고 한다. 한국에도 탄소포인트제도가 있지만 국민의 참여가 저조하여 안타깝다. 각 부처에서도 에너지절약문화 확산을 위해 각종 캠페인과 홍보를 하고 있지만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 범부처가 하나의 통합된 캠페인과 홍보로 국민의 에너지절약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